암사동성당 게시판

늦가을 추억의 향기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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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zizibe76] 쪽지 캡슐

2000-11-02 ㅣ No.5350

지금 제 주위엔 온통 가을향기로 진동합니다...

 

바람에 열린 창틀로 낙엽이 부딪칠때도 그렇고...

 

또 떨어진 낙엽들을 책갈피에 껴두며 내년 가을을 기약할때도 그렇고....

 

이러고보니 마음이 부자가 된 것같네요~~^^;;

 

바람을 타고 제 코끝을 스치는 가을향기는 문득 유년기의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만듭니다...

 

예전 이 맘때쯤...뒷산에 올라 여러 낙엽들을 긁어모아...

 

자그마한 모닥불에...

고구마며...밤이며...

 

입주위와 얼굴이 까매지도록 정신없이 까 먹으며...

 

서로의 얼굴에 묻은 검댕이를 보구 히히덕 거리며 마냥~ 즐거웠던 때가 떠오릅니다...

 

그렇게 놀다...지쳐...집에와서 씻고 껌을 우물우물 씹고 자다가...

 

옆에 있던 오빠의 껌이 제 앞머리에 달라붙어...

 

엄마한테 혼날까봐 지례 겁먹은 오빠가... 커다란 가위와 보자기를 가지고와...

 

이발사라도 된것마냥...보자기를 목에다 둘러주고 이리저리 자를 대며...

 

제딴엔 정확하게 재면서 잘른다고 해도 계속 삐둘빼둘...

 

결국엔...

 

앞머리 중간에만 쥐 파먹은거마냥 뻥 뚫려버린 앞머리를 보고...

 

한참이나....망연자실....거울을 뚫어져 보다가....

 

뒷머리를 자꾸 앞으로 쓰러내리며 눈물을 머금고 잠들었던....

 

그런 추억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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