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피정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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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0-06-15 ㅣ No.2597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피정 잘 다녀왔습니다.

너무나도 소중하고 기쁜 나날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사제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부족한 저를 사랑으로 감싸주시는 하느님의 따뜻한 품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십자가와 부활이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다시금 뜨겁게 안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약한 저를 끊임없이 일으켜주시는 성령의 힘을 마주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보잘것없는 저를 아껴주시는 형제 자매님들의 사랑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피정을 잘 할 수 있도록 한 마음으로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내가 갈 때까지 성경 읽는 일과 격려하는 일과 가르치는 일에 힘쓰시오."(1 디모 4,13)

 

바오로 사도께서 디모테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이번 피정 내내 제 마음을 사로잡았던 말씀이기도 합니다. 매일 밤 성체조배 시간에 특별히 '격려하는 일'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제의 삶이 바로 격려하는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곧 힘들고 지친 이들을 격려하여 일으켜세우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누군가를 격려하기는 커녕 오히려 짐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했습니다. 격려하는 삶은 곧 기쁨과 희망을 주는 삶이요, 이러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제 자신이 먼저 기쁨과 희망을 충만히 누리고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러한지 반성했습니다. 제 자신의 먼저 지쳐 있지는 않은지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미사와 성체 조배를 통해, 강사 신부님의 좋은 말씀을 통해, 선배 신부님들과의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새로운 마음, 사제 서품 받았을 때의 첫 마음을 가지고 이제 저의 자리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길을 굳건한 마음으로 걸어가려 합니다. 믿음의 벗인 여러분과 함께 말입니다.

 

피정을 하는 동안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한참동안 읽어보았습니다. 삶과 사랑, 기쁨과 희망이 담긴 글들을 읽으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힘찬 한 걸음을 내딛으려 합니다.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우리 본당 공동체를 일구가는데 모든 벗들이 함께 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서 말입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주일을 기다리게 됩니다. 벗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그럼 주일날 뵙겠습니다. 본당 모든 식구들에게 주님의 기쁨과 희망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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