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성당 게시판

사노라면

인쇄

김지현 [ktheresa] 쪽지 캡슐

2000-05-30 ㅣ No.1733

살다보면 별 일 다 본다.

많은 경우 웬만하면 그냘 지나쳐 보내고 싶은 일들도 꼭 나를 거쳐간다.

마치 나 밖에는 그 일을 당해줄 사람이 없는 것처럼.

또는 내가 너무 만만해 보여서,남 일이 내 일이 될 줄은 몰랐는데 등등 상식적으로 예상키 어려운 일들이

솔찮이 복병 노릇을 한다.

난 지난 주 굵은 지뢰 하나를 밟았다.나만 모른 예정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지나고 생각하니.

그 여진으로 아직도 흔들린다.순간온수기 처럼 끓어 올랐다 내렸다 하루에도 수십번이다.

오늘 여기에 오른 이쁜 글들을 읽으며 생각한다.

나는 어디에 사는 것인가.이렇게 희망이 넘실대고 향기가 진동하는 세상에 살고 있지 않은가?

나를 괴롭힌 그들은 어디에 사는 사람들인가.그들 말하기엔 기도로 이 험난한 세상을 헤쳐 간다던데.

그 기도는 무슨 기도고 내 기도는 어디로 가는 기도란 말인가.들으시는 분은 한분 일텐데.

그들도 나때문에 괴로워 하며 나를 위한 기도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나를 구원해 달라고.

이번 일은 제 탓이오로 넘기기에 좀 무리가 있다.난 억울하니까.불이익을 당했으니까.

길을 가는 사람을 막고 물어도 내가 맞지만 현실은 내가 틀리는 일이 드물지 않다는 걸 배운다.

하지만 난 외롭지 않다.왜인지는 여기 들어오는 분이라면 잘 아시리라 믿는다.

나 그냥 지금처럼 갑갑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

지금처럼.

우리 힘내서 이쁘게 삽시다.그 분 보시기에 좋도록.

사는게 다 그런거지 뭐.

김지현이 주워 섬겼습니다.

 

 



24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