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2동성당 게시판

김요셉의 잔소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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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렴 [joekim] 쪽지 캡슐

2002-10-23 ㅣ No.2077

요셉의 잔소리(1)

 

미사 중의 침묵을 참아내지 못하는 교우를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 승천을 기념하며 그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성찬의 잔치를 베푸는 미사성제는 가톨릭 신자들의 그리스도교적 생활의 중심이며   원동력입니다.

우리는 미사 중에 성서 봉독과 많은 기도문을 소리내어 바칩니다.

미사가 하나의 예식이라고 생각할 때, 우리는 물흐르듯 진행되는 예식절차를 기대하며 또한 이를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짜임새 있고 물흐르듯한 미사예절의 진행이 바로 쉬지 않고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적절한 비유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고속도로에도 중간 중간에 휴게소가 있고 높은   산을 오를 때도 우리는 잠시 휴식을 취할 장소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미사 해설대에서 미사에 참여한 신자들을 보면, 침묵의 시간을 묵상으로 이용하지 않고 잘 아는 교우가 왔는지 둘러보며 확인하거나 옆사람과의 대화 또는 미사의 다음 순서 준비에 이용하는 분들을 간혹 발견하게 됩니다.

이러한 행동은 자신 뿐만 아니라 미사에 참여한 다른 교우들에게도 방해가 됩니다.

 

미사는 하나의 사건만을 기념하는 제사가 아니라 천지 창조 이후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에 이르기까지의 엄청나게 많은 일을 기념하는 제사이므로 우리는 하나 하나의 과정마다 자신을 반성하며 생각하고 주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에 필요한 침묵은 기도, 성가, 동작 등과 같이 예식의 한 부분으로 거룩한 예식이며 전례의 영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끊임없는 독서, 기도, 성가, 동작 등으로만 진행되는 미사를 드리면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하느님과의 만남과 진정한 대화를 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

 

침묵의 성격은 침묵을 지키는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1. 참회와 기도 권고(본기도, 영성체 후 기도) 다음의 침묵은 자신을 반성하고          하느님의 현존을 생각하며 청을 모으는 침묵입니다.

2. 독서, 복음, 강론 후의 침묵은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침묵입니다.

3. 영성체 후의 침묵은 자신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찬양하고 감사와 사랑의          대화를 나누며 기도하는 침묵입니다.

 

공동체의 공적인 행위인 미사 봉헌을 위해 성당에 모여 준비를 할 때 우리의 침묵은 시작되며, 미사 끝에 사제에 의해 파견이 선언되면 우리는 잠시 침묵을 통한 묵상으로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각오를 다짐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사 시작 전 옆자리의 교우들과 담소를 한다든지 미사가 끝나기 바쁘게   일어서서 우르르 밀려 나가는 모습 또한 바람직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모두가 협조하여 경건하고 뜻깊은 미사를 드리도록 합시다.

 

앞으로도 이런 잔소리를 계속 할 예정이오니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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