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성당 게시판

사순절을 마감하고, 부활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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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angeljino] 쪽지 캡슐

2000-04-21 ㅣ No.261

안녕하십니까? 대흥동 홀로 신학생 사베리오 신학생입니다.

어제는 주님 만찬 미사였고, 오늘은 주님 수난 성 금요일입니다.

그리고 내일은 죽음을 이기시고 빛으로 부활하시는 예수님의 부활대축일입니다.

어제 우리의 작은 성당에 아주 많은 분들이 오시었고, 아름답게 미사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것은 청년들의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들 바쁘게 살아가는 삶이어서라고 생각하고 위로하지만,

그래도 좀 아쉬운 맘이 남았습니다.

매일 있는 것도 아니고, 일년에 한번 있는 성삼일 전례이고, 부활인데,

청년들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요즘 제가 읽고 있는 책중에서 취제크 신부님의 러시아에서 그분과 함께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신부님이 스탈린시대에 소련에 들어가 포교작업을 하다가 강제 노동수용소에서

15년간 노동을 하고, 북극지역의 한 도시에서 선교를 하다가 탄압을 받는 과정이 나옵니다.

그 도시에 신부는 오로지 한명, 오랫동안 드리지 못한 부활미사를 위해서 많은 이가 식사도 거부하고 미사를 위해서 성당을 지키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신부님은 그 일로 그 도시에서 추방이 됩니다.

우리는 늘 다가오는 사순절이기에 또 부활절이기에 너무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은 아닌지...

성당에 가는 것이 너무 자유로워서 참여를 안하는 것인지....

우리의 모습을 한번 되돌아 보아야 할 것입니다.

과거 우리의 선조들은 미사를 위해서라면, 밤중에 수십리를 걸어서 왔고, 평생 한번 있는 고백성사를 위해 수백리 밖의 신부님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주위에서 멀리 있지도 않은 성당에 가는 것에 너무 소흘한 것은 아닌지, 한번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내일이 지나면 또 다시 부활이 오고, 시간이 흐르면 내년에도 사순절과 부활은 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시간의 흐름안에서 성숙하지 못한 신앙인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진정으로 주님과 하나가 되는 것은 무엇인지....

이 글을 보시는 분들 모두가 깊이 생각을 해보야 할 것입니다.

이제 다시 빛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예수님을 모두가 다 기쁘게 맞이해야 하지 않을까요....

비록 거의 끝이 난 사순절이지만,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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