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계동성당 게시판

따듯한 이야기 1 (아버지의 눈물)

인쇄

조보나 [sanghoo] 쪽지 캡슐

2002-02-19 ㅣ No.3043

 

 

 

 

[아버지의 눈물]

 

미아리 수녀원의 미사는 새벽 6시였습니다.

 

그날 미사는 수녀원에서 주관하는

 

미디어 영상 교육을 받기 위해 전남 광주에서 오신

 

중년의 손님 신부님이 해주셨고

 

다음과 같은 짧은 강론을 하였습니다.

 

광주 가톨릭대학교에 한 신학생이 있습니다.

 

신부님은 그 신학생의가정을 방문하였습니다.

 

시내에서 벗어난 어느 시골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남의 것 탐내지 않고,

 

정직하고 소박하게 사는 행복한 가정입니다.

 

아버지는 과묵하고 섬세하고 조용한 성품이셨고,

 

어머니는 성당에 다니시며

 

매사에 적극적이고 활달한 분이셨습니다.

 

3남매 중 딸은 서울 수녀원에 입회하여

 

열심한 수도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수녀 딸에게서 한통의 편지가 왔습니다.

 

아버지는 그 편지를 보신 후,

 

하루종일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로 지냈습니다.

 

추수를 끝낸 텅 빈 들판은

 

모든 것을 인간에게 아낌없이 내어 주고

 

가난한 모습으로 침묵 속에 잠겨 있었습니다.

 

하루를 마무리 한 저녁이 되자

 

아버지와 어머니는 따뜻한 방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주머니에서

 

딸의 편지를 꺼내어 다시 읽었습니다.

 

"아버지! 추운 겨울 입니다.

 

딸이 수녀이고 아들이 곧 신부가 되는데

 

아버지는 아직도 하느님을 믿지 않으시렵니까?

 

아버지께서 하느님을 믿지 않으신다면

 

저는 이 겨울이 아무리 춥더라도

 

스웨터를 입지 않겠습니다."

 

이 추운 겨울에

 

딸이 스웨터를 입지 않겠다는 비장한 결심에

 

아버지는 그날 하루 종일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그래, 나도 긴급할 때면 언제나 하느님을 찾는단다.

 

그 하느님을 이 아비도 믿겠으니

 

제발 너는 스웨터를 입고 따뜻하게

 

이 겨울을 지내다오."

 

아버지의 깊은 사랑은 눈물로써

 

그 밤을 타고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김영자 마리아/성바오로딸 수도회

 

 

 

 

 

 

 

 

 

 

 

 



138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