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성령이 임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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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6 ㅣ No.12968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성령이 임하시다 / 오다가다

 

작년 늦가을 어느날

버려진 행운목 나무토막을 아내가 주워 와서

접시에 놓고 물을 담았다
나무토막은 온뭄의 힘을 다해
그 물을 길러 올렸다
검은색깔이 연하게 바뀌더니

몸피가 열리고
손목을 만들더니

파란색 손을 활짝 펴고
햇빛을 받았다
못생긴 몸을 조화롭게 감싼

팔과 손들이 

쉴새 없이

거세게 물을 길러 올렸다

아내는

버려진 나무토막의 측은한 기억이 있어서

정성스럽게 물을 길러 주었다

빛과 공기의 조화

싱그러운 잎새 사이로 

꽃대가 올라 왔다 

잎은 더욱더 물을 길러 올렸고

꽃대는

젖먹은 힘으로

꽃을 피웠다

그 향기는

성령의 향기였다

 

그 때가 지난 1월이었다

 

그 이후 40일 동안

우리 집안에서 머물면서

은은한 향기로 스며드는

사랑을 주셨다

희망을 주셨다

 

여보.

우리집에 

행운목의 꽃향기가

매일 진동을 하니

좋은일만 있을거예요

 

아내의 방긋 웃는 모습은

성모님처럼이나
선하고 착하게 보였다.

 

2월

딸이 대학을 졸업하고

어려운 대기업에 합격하여

2월 5일 첫 출근을 하였다

 

7월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어려운 대기업에 합격하여

7월 10일 첫 출근을 하였다

 

주님께서 보내신 성령이

행운목 꽃향기로
임하셨다

어릴쩍 엄마의 젖향기보다

진한 향기로 배고픈 저를 채워 주셨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보잘것 없는 저를

필요한 도구로 써 주소서. 아멘.

 

(실제로 있었던 사실을 글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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