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존중운동 서명

기도하는 자세로!

인쇄

장종준 [jjjang] 쪽지 캡슐

1999-03-20 ㅣ No.94

사형 제도 반대 운동에 서명합니다!

 

타인으로부터 심각한 피해를 보거나, 어떤 사람을 죽이고 싶도록 미워해 본적이 있습니까? 그리스도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우리들에게 말씀하시지만, 정말 원수를 만났을 때, 그를 사랑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우리(혹은 나) 의 신앙심은 부족하고, 성인되기는 아직도 요원한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도 그런 적이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기도에 매달려 몇 달을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도 그 사람을 죽이고 싶은 마음은 없어지지 않았으며, 지금도 마음 속으로는 수없이 그를 용서하자고 다짐하지만, 다시 그를 만난다면 어떤 감정이 불쑥 솟아 오를 지 두렵습니다.

 

사형 제도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저는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그런 피해를 입었을 때도 그를 용서하려는 마음을 굳건히 가질 수 있겠는가 라는 점입니다. 정말 우리 사회가(혹은 우리가) 그를 용서하는 마음이 없이 단순히 "사형 제도는 비인간적이기 떄문에", "생명은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이기 때문에" 라는 이유만을 내세우는 것은 사형 제도 페지의 논리로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내가 피해 당사자일 때는 "사형시켜야 한다"라고 생각하고, 제 3자의 입장에서는 "사형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라고 모순적으로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기 떄문에 말입니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게 모순된 생각을 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 모순을 극복하는 것이야 말로 "생명은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므로"의 논리를 우리가 확고하게 우리 마음 속에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요? 두번쨰는 사형 제도가 정말 없어지도록 끊임없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사형 제도를 궁극적으로 없애 주는 분도 결국은 하느님이시기 떄문에 말입니다. 세번쨰로 생각할 면은, 사형 제도를 없앰으로써 생기는 여러 문제 - 교도소 시설 확충, 교화 프로그램 마련 등 - 에 대해서도 우리 사형 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같이 고민하고 제안함으로써, 그런 실무를 담당하는 나라의 행정가들의 부담을 다소나마 경감시켜 주어야 좀 더 빨리 사형 제도를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작정 반대만 한다고, 서명만 한다고 사형 제도의 폐지가 더욱 빨리 우리 손에 오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에 말입니다.

 

두서없이 생각나는데로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주님 보시기에 참 좋았다"라는 방향으로 모든 것이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즐거운 주말되시기를 바랍니다!



88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