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동성당 게시판

[일곱번]나는 내 영혼을 경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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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agneskim] 쪽지 캡슐

2000-04-10 ㅣ No.323

  

  일곱 번, 나는 내 영혼을 경멸하였습니다.

 

  제일 처음

  나의 영혼이 저 높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

  비굴해지는 것을 알았을 때입니다.

 

  두 번째는

  나의 영혼이 육신의 다리를 저는 사람들 앞에서

  절룩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입니다.

 

  세 번째는

  나의 영혼이 쉬운 것과 어려운 것 사이에서

  쉬운 것을 선택하는 것을 보았을 때입니다.

 

  네 번째는

  나의 영혼이 잘못을 행하고서도

  타인들도 잘못을 행하노라고

  스스로 합리화하였을 때입니다.

 

  다섯 번째는

  유약함으로 몸을 사려 놓고는

  그것이 용기에서 나온 인내인 양 짐짓 꾸밀 때입니다.

 

  여섯 번째는

  어떤 사람의 얼굴이 추하다고

  마음속으로 경멸했을 때입니다.

  바로 그 얼굴이

  내 마음속의 가면들 중 하나라는 것은 모르는 채.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의 영혼이 아부의 노래를 부르고

  그것을 덕이라 여길 때입니다.

   

                                   - 칼릴 지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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