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동성당 게시판

참 힘겨운 싸움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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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숙 [kerol] 쪽지 캡슐

1999-10-23 ㅣ No.603

안녕하세요 전 중고등부 캐롤린입니다. 우선 중고등부 교사들에게 수요일날 아무 연락도 않고 회합에 나오지 못한것, 화요일날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서도 동아리 공연에 가지 못한 것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어떤 벌금도 달게 내겠습니다.

 

전 매일 학교엘 갔습니다. 학생이면 누구나 매일 학교에 가겠지요. 그리고 수업을 듣겠지요. 그런데 저는 요즘 매일 학교엔 가지만 수업을 듣고 있지 못합니다. 강의실에 앉아본지 2주가 넘어 가고 있습니다. 이유는 (나경언니가 설레인다는) 수업거부 중이기 때문입니다.

 

주일학교 교사분이라면 선생님이란 호칭이 얼마나 가슴설레이고, 그리고 얼마나 많은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말인지를 조금은 느끼실 것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저희학교는 교대이고 모든 학생들은 그런 설레이는 호칭을 달고 싶어하는 사람들입니다.

 

교대의 모든 교육과정은 교사를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저의는 초등학교에서 가르쳐야하는 12개 교과에 대해서 배우고 4종류의 실습을 8주에 거쳐서 받아야 하고, 체육, 미술, 음악, 컴퓨터 실기를 배우고, 심지어 발레와 동화 구현등과 같은 과목도 배웁니다. 모든과정이 반드시 초등교사가 될사람들을 위해서만 만들어진 것이지요. 우리는 그래서 4년을 졸업하고 초등교사외에는 다른 할 일이 없습니다. 정말 교사가 되기 싫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들이 교사가 되는 것이지요. 이건 저희가 꼭 교사가 꼭 되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그런 저희도 교단에 서게되는 순간 정말 부족함을 느낀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저희는 저희를 예비교사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교대에 들어오면서 선생님이 될 각오를 하고, (예비) 교사 이기 때문에  4년내내 난 정말 선생님이 되어도 되는 가를 고민합니다.

 

저희는 투쟁이라는 말이 낯설고, 누군가와 대치 상황에 있는 것이 두렵습니다.  정말 싸움이라고는 해본적이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저희가 수업을 전폐하고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상대는 교육부이고 우리의 목표는 초등교육 정상화 입니다.

 

그를 위한 방안으로 보수교육(중등 교사 자격증 소지자가 3개월의 단기 보수 교육으로 초등 담임 교사로 임명되는 것)철폐, 명퇴금 지급 연장과 연금제 보장과 정책 입안자들의 처벌, 교육 행정의 민주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모르는 분께 설명을 드리면... 교육부는 200년 7월까지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사람들에게 명퇴금을 지급하겠다고 하였습니다. 200년 7월까지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교직경력 00년 이상의 선생님들은 약 1억 5천 만원을 손해보게 됩니다. 대상자인 전국적으로 수천명에 이르는 선생님(전국 교대 4학년들의 수보다 2배 보다 많은 수의 선생님들)이 1억 5천 쯤에 끄떡안할 갑부이거나, 1억 5천쯤은 무시하고 교사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있는 교육부에 소속되어 아이들을 가르칠수 있다는 투철한? 사명감이 없다면 나갈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저는 그선생님들께 그런 부탁을 드릴수 없습니다. 저희들의 요구는 그래서 명예퇴직 신청을 200년 7월까지가 아닌 교대 생들과 정상적인 양성과정(교대 편입생, 1년 이상의 보수교육)을 거친 사람들이 배출될수 있는 3년후 정도로 연장해 달라는 것입니다.

 

싸움의 진행이 궁금하신가요? 시실 교육부는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위의 요구안을 받아들이려면 자신들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책임지고 물러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희의 싸움이 실패할 경우 초등학교에 중등교사 자격증을 가진 분들이 아주 잛은 단기 교육만을 받은채 초등학교에서 담임을 맏게 됩니다. 현장에선 아마 그분들과 교대를 졸업한 선생니들간의 불화와 충돌이 불가피 계속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그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어린이들에게 가겠지요. 저희는 그것을 걱정합니다. 그래서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비)교사라는 생각을 가지고 책임있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전 4학년입니다. 당장 다음달 28일엔 임용 고시가 있습니다. 당장 그 시험을 못보면 전 선생님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전 도서관에 가지만 공부는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 4학년 들끼리 모여 나름의 방안들을 고민 합니다.

 

저희학교를 비롯한 전국 교대는 월요일날 총 거쳐 유급을 각오한 4차 동맹 휴업(수업거부)에 대한 총투표를 가집니다. 일부 교대는 벌써 결의 하였다고 합니다. 오늘은 그얘기로 또 저녁 나절을 보냈습니다.

 

전 내일 학교에 갑니다. 역시 수업은 없습니다. 또 많은 이야기를 하겠지요? 그러면서 고민할 것입니다. 우리가 정말 아이들을 위해서, 교육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관해서....

 

신문과 방송은 저희의 싸움에 관심이 없습니다. 여러분도 그래서 아무도 모르실것이라 생각됩니다. 저희 편이 되어주실 마음이 있으시다면, 초등교육의 정상화를 꿈꾸는 교대생들이 아름답게 보이신다면 마음 속으로라도 후원해 주십시오. 그리고 기도해 주십시오. 저희의 사움이 이길수 있도록. 그리고 혹시 길거리를 지나시다 ’교대생 입니다. 초등교육 정상화를 위한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라고 서명운동을 하는 예비교사를 보시거든 따뜻한 눈길로 함께해 주십시오. 그리고 여력이 있으신 분은 교육부의 게시판에 항의의 글, 혹은 아무 교대의 게시판에 후원의 글을 일반 시민의입장으로 짧게라도 올려주십시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의 사랑과 평화가 늦어도 지금 막 걷기 시작한 제 조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쯔음엔 교육현장에서 실현될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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