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신앙의 성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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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모 [leebm] 쪽지 캡슐

2000-02-29 ㅣ No.1108

지난 글에 이어 이번 글에서는 좀 더 쉽게 신앙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자. 아무래도 성서를 읽는 것은 원칙적으로 찬성할 수는 있지만, 소설책도 만화책도 읽지않는 당신으로서는 실행하기 힘든 방법이겠다. 너무 당신을 얕본다고 기분나빠 하지 마시길... 그냥 내 얘기를 자조적으로 쓰는 것이므로...

 

시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가? 정말 멋없고 삶을 삭막하게 살아온 사람이었다면 시는 무슨 얼어죽을... 이라며 얼굴을 찡그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보통의 교육을 받았다면 시를 싫어하지는 않을것이다. 즐겨찾지는 않더라도 괜히 시를 보면 짜증나고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짜증난다고? 흠... 그럼 문제가 좀 심각해진다. 하지만 궁하면 통하는 법...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그럼 노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든지 노래하면 자신의 18번이 있을 것이고, 한번쯤은 노래를 흥얼거려 본 적이 있으리라.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음주가무에 능한 민족이라 노래를 좋아함은 타고난 핏속에 흐르는 본능이다. 우리 원초적 본능에 충실해지기로 하자. 좋다, 그럼 누구나 다 좋아하는 노래로 신앙을 성장시켜 본다.

 

노래가 신앙에 연결된다 하면... 눈치빠른 당신은 벌써 알고 있구만... 성가를 얘기하는 것임을... 지금까지 미사시간에 그냥 가요 부르듯 성가를 불러왔다면 이젠 다른 자세로 불러보기로 한다. 그냥 다른 자세로 부르기만 하면 당신의 신앙이 성장된다. 이것 참 간단하지 않은가???

 

노래에는 가사가 있다. 우리 성가도 마찬가지다. 성가의 가사를 잘 음미해 보았는가? 당신이 사랑에 빠져본 적이 있다면 그리고 실연당한 적이 있다면 그때의 노래 가사들이 왜 이렇게도 나의 가슴속을 파고 드는지에 대해 뼈저리게 느껴본 적이 있으리라. 그 노래를 들으면 그때의 그사람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때의 아픔이 생각나기도 하고... 노래란 한편의 시가 음율에 실려 들려오는 한폭의 그림인 것이다. 이런 기법을 성가에 도입해보자. 이젠 성가를 입으로 부르지 말고 마음으로 불러본다. 마음으로 부르기가 힘들면, 그냥 눈을 살포시 감고 성가의 가사를 음미해본다. 성가의 가사들은 너무나도 훌륭한 기도이며, 훌륭한 시이다. 이 기도들을 가슴으로 부르는 것만으로도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감흥이 당신을 휩쓸고 나아간다. 어떤가? 너무도 아름답지 않은가? 이 글말고 그 가사들 말이다. 미사시간에 들려오는 주변 교우들의 성가소리를 들으며 나는 가만히 눈을 감고 가사들을 음미해본다. 그럼 귀로 들어온 가사는 가슴속으로 내려가 뱃속 깊은 곳에서 기도가 되어 머릿속을 맴돈다. 한 번 시도해 보라.

 

신앙이란 누구를 좋아하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누구를 좋아한다면 계속 생각이 나고, 계속 신경이 쓰이고, 계속 관심이 가게 마련이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로 계속 생각하게 되고 관심을 갖고 접근하다보면 그분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문제는 시간이다. 얼마만큼 그분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고, 얼마만큼 그분을 생각하고 있는가? 즉 얼마나 투자하는 가에 따라 당신의 신앙도 성숙하게 될 것이다. 이는 사랑과 마찬가지 이치 아닌가? 자, 이젠 노력해보기로 하자. 간단한 노력만으로도 성대한 수확을 거둘 수 있다면 한번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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