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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ce of the L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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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skpaul] 쪽지 캡슐

2003-03-13 ㅣ No.259

당신 앞에 나는 이슬이고 싶습니다.

싱그러움 가득한 아침에

맑은 물방울 속 깊이 슬픔을 감춘

새파란 풀잎 위의 이슬이고 싶습니다.

수많은 나뭇잎 그늘 사이로 한줄기 햇빛을

물에 감고 뿜어내는 이슬이고 싶습니다.

 

당신 앞에 나는 눈물이고 싶습니다.

새로운 탄생을 알리는 힘찬 울음소리에

또 하나 생겼던 기쁨도

아픔과 괴로움에 빼앗겨 버렸을 지라도

소박한 눈망울 위의 눈물이고 싶습니다

숱한 죄악과 잘못 사이로 한줄기 사랑의 빛을

몸에 감고 뿜어내는 회개의 눈물처럼

그렇게 나는 당신 앞에 눈물이고 싶습니다.

 

당신 앞에 나는 촛불이고 싶습니다.

온몸에 고인 뜨거운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바람에 꺼질 듯한 흔들림이라도 당신이 계심을

알리는 촛불로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을 위해서 빛 밝히는

그렇게 나는 당신 앞에 촛불이고 싶습니다.

 

당신 앞에 나는 한송이 꽃이고 싶습니다.

분주하고 어지러운 일상에서 마음마저 바뻐

잠시도 머물지 못하는 뻔뻔한 인간보다

비록 향기없는 한송이 꽃일망정

다발은 아닐지라도 언제나 다소곳이

당신 앞에 있어 당신 향기 마시고 취하는

그렇게 당신 앞에 나는 한송이 꽃이고 싶습니다.

 

당신 앞에 나는 노래이고 싶습니다.

거북스런 목소리지만 마음과 정성어린 음으로

성부 성자 성령의 화음에 맞춰 마니피캇을 뿜어내는

진실한 노래이고 싶습니다.

그렇게 나는 당신 앞에 노래이고 싶습니다.

 

당신 앞에 나는 기도이고 싶습니다.

무거운 십자가에 원망하거나 너무도 아파 울부짖는

아픔에 위로와 안식을 주지 못해도 건강 취직 합격

행복을 비는 보잘것 없고 하찮은 기도라도

사소한 일까지도 싸잡아 쥐고 당신과 대화하는

그렇게 나는 당신 앞에 기도이고 싶습니다.

 

당신 앞에 나는 열쇠이고 싶습니다

넘쳐 흐르는 당신 마져 외면 당한 채

어둠 속 갑갑한 감실 안에 계신

당신의 사랑을 찾아 모두에게 먹여주는

당신 사랑의 마음 여는 열쇠이고 싶습니다.

그렇게 나는 당신 앞에 열쇠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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