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동성당 게시판
산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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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서 --- 나희덕
길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막무가내의 어둠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
산속에서 밤을 맞아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줄기보다 얼마다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주는지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저보다 나이도 그렇게 많지 않은 66년생인 나희덕 시인의 시를 읽을 때면 편안해 지기도 하고, '아하'라고 감탄사를 터뜨리기도 합니다. 99년 초 겨울 설악산에 갔다가 탈진한 동료와 함께 춥지만 맑은 겨울 설악산을 오르면서 느꼈던 저의 느낌을 그대로 옮긴 듯한 시라 무척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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