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예수 승천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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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1999-05-15 ㅣ No.664

제기동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8일동안 피정을 다녀왔습니다. 너무나 기쁘고 감사한 시간들이였습니다.

피정의 소감과 느낌은 다음에 말씀드리고 오늘은 예수 승천 대축일입니다. 피정을 다녀오니까 만민교회가 만민에게 알려진 사건이 있었더군요. 마침 오늘은 우리 교회에서 정한 홍보주일입니다.  알려지는 방법도 여러가지 이겠지만, 그리스도의 향기와 그리스도의 부활 그리고 그리스도의 사랑만이 알려 지기를 바랍니다.

그럼 오늘의 주님 말씀을 묵상할까 합니다.

 

 

예수 승천 大祝日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예수 승천 대 축일이고, 교회에서 정한 홍보주일입니다.

저는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피정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피정은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지도해 주셨습니다. 추기경님의 진솔하신 말씀을 듣고, 참으로 뜻깊은 시간을 지내고 왔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은 이것입니다. "이제 나이를 먹으니, 참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 일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하느님 대전에 나설 때 내가 주교였다는 것과 추기경이었다는 것은 내세울 것이 못되고 오히려 더 큰 책임으로 짐이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그래도 하느님 앞에 감히 말씀 드리고 싶다면 미약하나마, 사랑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듯이 우리도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것만이 하느님 대전에 나설 때 그래도 할 수 있는 이야기 거리가 아닌가 하시는 추기경님의 말씀이 참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또한 피정에 참가하신 신부님들이 많이 계셨는데, 한가지 특이한 것은 연세가 많으신 분일수록 더욱 열심히 기도하시고, 많이 묵상하신 다는 사실입니다. 그분들은 말씀은 하지 않으셨어도 사제 생활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행동으로 보여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예수님의 승천 대 축일입니다. 저는 오늘 주님께서 부활하셔서 승천하실 때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한번 알아보았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이번 주가 지나면 부활시기도 끝이 나고 우리는 내년이나 되어야 주님의 부활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과연 부활하신 후 어떤 말씀을 우리에게 해 주셨는지 묵상하면서 주님의 부활 의미를 되돌아보았으면 합니다.

 

 먼저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는 여자는 그렇게 대우를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늘 여자들을 따뜻하게 대해주셨고, 주님의 구원 사업에 여자들은 커다란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과부의 헌금, 시로페니키아 여인의 믿음, 죽었던 소녀를 살리심, 야곱의 우물가의 여인, 간음한 여인의 용서, 시몬 베드로의 장모를 고치심,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부은 여인 등" 예수님께서는 이제 부활하신 후에도 막달라 여자 마리아에게 나타나심으로써 주님의 구원 사업에는 아무런 차별이 없음을 알려 주십니다.

 

 두 번째, 주님은 토마 사도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토마야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자는 참으로 복되다. " 우리 사회에는 서로간의 신뢰가 많이 무너지고 깨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벽을 쌓고 마음의 문을 닫아걸고 지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가장 친해야하는 가장 믿어야 하는 가족간에도, 친구간에도 이런 믿음이 깨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그러기에 주님께서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세 번째 부활하신 주님은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성서의 뜻을 풀이해주시고, 제자들과 함께 빵을 나누시고 제자들의 마음을 열어주셨습니다.  우리가 진실한 마음으로 성체성사에 임할 때, 그리고 성서의 말씀에 귀기울일 때 우리는 그 옛날 엠마오로 가던 그 제자들처럼 마음의 문이 열리고 참된 진리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네 번째 부활하신 주님은 고기잡이하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져 보아라!" 제자들은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졌고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은 고기가 잡혔습니다.  주님 함께 하시지 않으면, 우리들의 모든 수고가 결국은 헛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우리는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라고 말하는 겸손함을 가져야 합니다.

 

 다섯 번째 부활하신 주님은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 나를 사랑하느냐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 그렇습니다. 주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형제를 미워하면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눈에 보이는 형제를 믿지 못한다면 이 또한 참으로 주님을 믿는 것이 아닙니다.

 

 여섯 번째 부활하신 주님은 "너희는 가서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여라. 그리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어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복음을 전파하는 것은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부활을 믿는 우리들에게는 반드시 해야하는 주님의 지상 명령입니다.

 

 어느 사형수의 이야길 들려드리고 강론을 마칠까 합니다.

 "헌병대에서 근무하던 군인이 어느 날 실수로 사람을 죽이게 되었고 그는 군사재판에서 사형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는 사형판결을 받은 후 하느님을 알게 되었고 그 뒤로 세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지났고 마침내 그 군인의 사형 집행 일이 다가왔습니다.  

 

 신부님께서 그 군인을 방문하셨고 교수대에 선 그 군인은 목에 줄이 걸려도 편안한 자세였습니다. 마침내 사형이 집행되었는데 그만 교수대가 망가져서 그 군인은 목에 줄이 묶인체 밑으로 떨어졌는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집행관이 하는 말이 그는 웃고있었지만 사실은 극심한 공포에 떨고 있었고 그래서 심장마비로 죽었을 것이라고 이야길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 군인에게 다가가 얼굴을 가렸던 천을 들어보니 여전히 웃으면서 편안한 자세로 사람들을 바라보더랍니다.  

 

 다시 교수대를 고치고 형이 집행되는 과정에 신부님은 어떻게 사람을 두 번이나 죽일 수 있느냐고 하면서 비통해 하셨고, 그러면서 그 군인을 바라보았는데 그 군인은 아무러치도 않은 듯이 신부님을 바라보면서 오히려 신부님을 위로하더랍니다.  

 

 이제 30분 후면 천당에 있겠습니다. 제가 천당에서 신부님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저는 주님의 부활을 믿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십자가상에서 옆에 있던 강도에게 하신 말씀을 믿습니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리라. 그러니 저는 전혀 걱정하지 않습니다. 참 신부님 우리 교도소에 제가 전교한 사람들이 몇 명 있는데  그 친구들을 잘 부탁합니다. 그러면서 그 군인은 참으로 편안한 자세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주님의 부활!!

그것은 우리 신앙의 본질입니다.

그런 우리의 신앙이 우리를 영원한 삶에로 인도해 줍니다.

잠시 묵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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