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4년만의 외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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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익 [nemokan] 쪽지 캡슐

2001-04-30 ㅣ No.1653

 

         월출산 산행기1

 

 여행이란 떠나기 전 설레임으로 부터 시작이 된다.

이렇게 저렇게 계획을 세우고 이것 저것 준비하는

과정이 짜릿하면서 더 흥분 되는 법이다.

 

 2001년 4월27일 밤 11시25분 광주행 무궁화호.

총원1명,현재원1명,사고 무,출발준비 끝.

나 홀로 밤기차를 타고 싸돌아 다닐 때도 많았다.

벌써 4년이 휙 지나고 말았지만...

 

 열차가 움직이기 무섭게 소주병을 땄다.

MT를 떠나는 학생들이 차내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약간은 소란스럽다. 그러나 밤차에 이 정도의 시끄러

움이 없으면 무슨 맛이 있겠는가.

옆좌석 아줌마는 차창에 손을 올리고 머리를 기댄 채

벌써 잠이 들었다. 자꾸 손이 미끄러져 끄덕 끄덕 한다.

끄덕 거리다 못해 아예 앞으로 팍 꼬꾸라 질 자세다.

그래도 잘도 잔다.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떴다.

종착역이란다. 소주 덕분에 아무 생각없이 편히 잤다.

아주 잘 잤다. "착한 녀석"

 

4월28일 새벽 4시20분.

새벽공기가 상쾌하다. 곧장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가락국수 한그릇으로 새벽녘의 허기를 떼웠다.

 

새벽 5시.

해남행 첫차. 영암을 거쳐 가기때문에 이 차를 타야한다.

모자라는(?) 잠은 버스에서 보충하자.

 

새벽5시50분.

영암  버스터미널.

시내버스가 다닐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단다. 하는 수

없이 택시를 탔다. 도갑사까지 거금 9천원.

 

도갑사입구.

몇 해전 여러 사람들과 남도여행을 하면서 잠깐 들렀던

월출산장 호텔. 옛날(?)생각이 난다. 모두의 얼굴들이

스쳐 지나간다.

 

오전 6시30분.

장비 점검후 출발.

아무래도 날씨가 좋지를 않다. 바람도 세고 하늘은금방

이라도 무얼 쏟아 놓을 듯 잔뜩 찌푸려있다. 비는 오질

말아야 하는데...

 

도갑사 경내의 벚꼿은 다 지고 없다. 바라고 온거는 아니

지만 약간은 서운하다.

물소리를 벗 삼아 계곡길을 따라오른다. 곳곳에 피었다가

덜어진 동백꽃들이 빨간융단을 깔아 놓은듯 계곡이 환하다.

그러나 가는 봄이 못내 아쉬운듯 아직도 꽃봉우리를 움켜

쥐고있는녀석들 덕분에 아쉬운대로 올해 동백 구경은 하

는 셈이다.

30분가량 오르니 땀이 솟기 시작한다. 숨도 턱 밑까지 차

오른다.

 

억새밭을 5백여미터 앞둔 지점. 소위 얘기하는 깔딱고개.

오랫만의 산행이어서인지 꽤나 힘들다. 다리도 아직 안풀

리고.... 그래서 체력이란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다시 터득하는 순간이다. 헉..헉..핵..핵...아이구...

 

오전 7시30분.

억새밭에 올랐다. 지난 가을 무한한 영광을 누렸을 억새들.

지금은 한낱 볼품없는 누런렇게 말라 비틀어진 풀이지만

다시 돌아 올 가을을 준비중이란다. 그때가서 다시 보자고...

바람이 제법 세다.하늘은 아직 얼굴을 펴지않고 있다.

바람만 조금 자준다면 해가 안나와 산행하기엔 참 좋은

날씬데...

아내가 정성들여(?) 끓여서 보온병에 넣어준 커피에 빵 한

조각으로 아침 식사 끝이다.

 

자, 또 올라 가보자.

개활지라서 바람이 제법이다. 윈드쟈켓을 꺼내 입었다.

땀을 흠뻑 흘리고나니 발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역시 땀

흘리는 보람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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