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첫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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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웅 [mathias] 쪽지 캡슐

2004-01-01 ㅣ No.2817

 

첫마음   詩. 정채봉

 

1월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이 맞던 날의 떨림으로 계속 지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세례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는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 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가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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