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낙산 통신 4-난데없는 교의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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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근 [raphaelangel] 쪽지 캡슐

2000-09-09 ㅣ No.4273

    모든 이를 모으시는 주님, 길이 찬미 받으소서!

    마음이 어지러울 땐 당분간 하던 것을 접어두는 것이 좋은 방안이지요.

    제 생각엔 지난 얼마간의 논쟁을 이쯤에서 그치는 것이 복음적일 것 같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상식적이겠습니다.

    한 쪽에서는 불필요한 호교론의 입장을 취해야 하고, 다른 한 편에선 그걸 반박하기 위해 불필요하게 강성이 되어야 하고....이렇게 비생산적일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교의와 교회사,  신앙의 체험적 현실과 궁극적 이념 사이에 포함된 너무나 거대한 주제가 수없이 난무하니 도대체 논쟁의 맥이 단절될 뿐이겠습니다.

    이래서야 어디 모두의 신앙을 성장시킬 수 있는 결실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뭐 없었던 일로 덮어두자는 것은 아니구요.

    차라리 하나하나 쟁점과 주제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런지요.  교회일치, 종교간 대화,  직무 사제직과 보편적(공통) 사제직,  교회와 사회정의, 하느님 나라와 교회,  계시의 원천,  성서와 성전 등등. 이외에도 지금까지 언급된 주제들이 너무 방만하기 때문에 구분하여 얘기를 나누고 서로간의 견해와 시각의 차이와 일치점을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절차적 작업이 없으면.......바로 '여의도'가 되고 맙니다.

    서로 윽박지르고요,  언성을 높이고 멱살잡이 하고  그동안 다른 곳에서 누적된 온갖 감정이 에스컬레이션 효과를 일으켜 폭발하고 말지요.  목울대만 아플 뿐 결국은 상처의 골만 깊어지고 다시 회복하려 해도 서로간의 체험이 어색해지고 말아 외면하기 일쑤아니겠습니까?

    하여 저로서는 다른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모색해보는게 어떨까하고 조심스레 제안하는 바입니다.  정공법을 채택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신앙의 문제이니 복음적으로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요.

    예수님을 직접 목격하고 그분에게서 가르침을 받았던 사도 시대의 교회도 시끄럽기는 마찬가지였던가 봅니다.  사도행전과 바오로의 서간 곳곳에 그런 소란함의 흔적을 우리는 발견합니다.  근본적으로 우리 모두가 원하는 평화는 아무런 갈등도,  의견차이도 없는 기계부품 같은 조직이 빚어내는 평화가 아니지 않습니까?  아무런 모순도 없는 위장된 평화가 아니라, 곧 세상이 주는 평화가 아니라, 그분께서 주신다고 약속하신, 그래서 차이와 갈등 안에서도 지금도 여전히 견딜 수 있는 그런 평화를 향한 여정을 우리가 걸을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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