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울성당 게시판

나도 스물 셋인 때가 있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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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진 [nohmj] 쪽지 캡슐

2000-01-26 ㅣ No.737

학교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만났던 상사와 동료들이나..

 

2지구 청협 1기를 꾸릴 때 만났던 옵빠들과 경희언니나..

 

7년만에 만났던 사촌 언니, 옵빠덜이나...

 

전례단서 6년간 살부비다, 작년 연말 시집가서 떵떵거리며 잘 살구 있는 선미언니나..

 

내 나이가 스물여덟이라구 하면 새삼 다덜 깜딱!! 놀란다...

 

"니가 벌써 그렇게 된냐??"

 

(신삥들.. 괜히 놀랄꺼 엄따.. 나도 날때부텀 스물여덟은 아니었당께..)

 

첫 직장에서, 나랑 6살이나 차이나던 왕고 언니는...

 

내가 22살이라니까, 갑자기 눈시울을 적셨다...

 

"내년엔 스물 셋이 되겠구나.. 스물 셋... 정말 조은 나이지..."

 

그 당시엔 스물 둘이나, 셋이나 먼 차이가 있을까.. 하문서 암 생각엄씨 살았는데...

 

"난 말야, 스물 셋 되던 가을, 버스를 타고 가다, 창 밖의 파란 하늘을 보문서...

 

지금은 가을이고.. 난 스물 셋이야... 하는 생각에 맘이 너무너무 행복해서, 마악 울었단다.."

 

 

그래서일까... 나도 스물 셋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환상을 품게 되었다..

 

내가 스물 셋이 된 가을.. 난 2지구 청년협의회 막내로 끼어, 체육대회를 치루느라 정신없이 보냈다..

 

언니, 오빠들 틈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심부름을 하고 다니면서도 마냥 행복했고..

 

성공적으로 체육 대회를 마치고, 뒷풀이 자리에서 기분 좋게 술잔을 비우면서..

 

난 "스물 셋 가을엔 머찐일이 일어나게 해주세여.." 라고 했던 내 기도가 응답받았음을 깨달았다..

 

다른 어떤 수식어나 겉치레 없이도..

 

단지 내 나이가 스물 셋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만하던 그 때....

 

 

이제 내가 그때의 왕고 언니와 같은 나이가 되어보니..

 

흠..... 내 맘은 스물 셋, 한창인데...

 

주변서 자꾸 노땅에다 똥차, 아니 폐차 수준으로 전락시키려 드는,

 

무례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따...

 

 

이것뜨라!!

 

만만하게 보지 말어라!!

 

나도 스물 셋인 때가 있었느니라!!

 

 

 

미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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