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그저 머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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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근수 [seopius] 쪽지 캡슐

1999-11-05 ㅣ No.338

몸이 무겁다.

체중도 많이 나가지만

우주 속의 미세한 존재로서 머무는 나에게

들어 오고 나가는 무수한 상념과 시간의 무게들이

나의 몸을 무겁게 한다.

 

낮은 자로 처신하기게 헤아릴 수 없이 깊고 넓은

마음을 가진 바다가 되고 싶다는 삶의 지향이

어는덧 높아 버린 자신 속에 걸려지는

삶의 편린들을 소화하지 못하고 버거워 한다.

 

무엇으로 살아가느냐가 아니라 존재 그 자체의 의미로

다가가길 원했건만

존재의 흔적은 희미하고 고약한 인간의 냄새만 느껴진다.

 

내 성취로 또 다시 나를 구속하고 싶지 않다.

받아들여짐에 수용할 수 있고, 원하시기에 능동적일 수 있는

양극의 통일을 원한다.

 

비움 속의 충만을 구속 속에 자유를

절망 속에 희망을 고통 속에 기쁨을

그 둘은 이미 둘이 아님을

내가 이미 둘이 아니라 하나이기에

 

조용히 응답한다.

세상은 내 안에 있고, 나는 세상 안에 있다.

주님은 내 안에 있고, 나는 주님 안에 있다.

선택이 아니라 포용를 가르쳐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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