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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단장의 <훈화>준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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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수 [hans210] 쪽지 캡슐

2002-07-26 ㅣ No.196

   어떤 형제님께;

   <훈화>준비 -1 머릿글에서 말씀드린 내용은 이번에도, 아니, 제가 이 글을 올리는 동안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平和와 善!

                  *            *              *

   모든 봉사활동을 전개함에 있어서 우리의 준비태세나 마음가짐이 프랭크 더프께서 인용하신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하느님께서 주시는 무기로 완전 무장을 하고, 노고와 고통을 피하지 않으며, 달릴 곳을 끝까지 다 달려야 하겠지만, 거두어들이는 성과가 반드시 성공적이거나 만족스러울 수만은 없습니다.  마치 <스팔타커스>의 하늘을 찌를 듯한 용맹스런 진군도 <로마 군단>의 조직력 앞에는 무력했던 것처럼.

   지난 주회합 때, ○○○요셉 회계님께서 전입 교우 활동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아주 시의 적절한 질문을 내 놓으셨습니다.  시의 적절하다함은 이제 우리 <○○의 모후>쁘레시디움이 설립된지도 얼마 되지를 않았고, 더욱이나 레지오의 봉사를 시작하신지 얼마 되지 않으신 신입단원이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입 교우 돌봄, 예비신자 돌봄, 쉬는 교우 돌봄 등 활동의 유형에 따라서 접근 방법이 다를 수 있고, 활동 대상자, 심지어는 활동하는 사람의 성격이나  그 외 수많은 요인에 따라 방법과 과정과 결과가 다를 것입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흔히 접했던 채근담 중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기억 나실 것입니다.  이번 활동에서 실패를 했어도 좋습니다.  레지오는 한계를 두지 않고 아낌없이 봉사하도록 부름을 받았기에 실패를 합리화하지 말고 <가망이 있다.>라고 끈질기게 재도전하여야 합니다.

   저는 오늘 <활동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에 대해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보고하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활동>을 하시란 겁니다.  다른 표현으로 말씀 드리면, 대상자와 내가 인간적으로 만나야 한다는 겁니다. 그건 얼굴을 마주 보지 못하는 전화를 통해서나, 직접 만나서나 같습니다.  형식적이거나 의무적인 듯한 대화는 상대방의 마음을 활짝 열 수가 없습니다. 아주 간단한 이치이고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흔히 그렇게들 안 하시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지요, 우리가 하는 활동 중에 <연도>가 비교적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조금 전에 연도를 받쳐 드린 분이, 어떻게 선종 하셨고  고생은 얼마나 하시다 돌아가셨는지,  유족들은 누가 있어 그렇게 쓸쓸해 보였던지, 그 댁의 정황을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연도를 드렸다면 참 훌륭한 활동이 되었을 겁니다.  

   병원 방문을 갔습니다.  혹시 미리 그 환자에 대하여 소상히 몰랐다면, 원목실이나 너스스테이션에서 대략 정보를 알아본 다음 병실로 환자를 찾아가, 손을 맞잡거나 팔다리를 주무르며 다정다감한 말투로 대화를 나눈다거나, 미리 동의를 얻은 다음 짧은 성서를 봉독하거나 기도를 드린다면 환자들의 나약하기 쉬운 마음에 큰 위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낯이 선 교우를 성당에서 만났습니다.  의외로 성직자나 사목위원들이 목에 기브스를 했다고 비판하는 교우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에게 먼저 다가가서 악수를 청하고, <몇 시 미사에 자주 참례하시는지 자주 뵈온 형제가 아니시네요.>라며 말 문을 열어 내 소개부터 하면서 대화를 나눈 뒤,  반드시 다음에 다시 만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고 전화번호 만큼은 꼭 메모를 합니다.  한 번 들은 이름을 잊었다면, 한자로 무슨 자 무슨 자를 쓰시느냐고 물어 기억해 두는 것도 방법이 됩니다.  

   방법이야 많겠지만 활동이 성공에 이르는 길은 <진실한 대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활동> 뿐이라는 걸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시편19,14 에 <내 생각과 내 말이 언제나 당신 마음에 들게 하소서>라고 있는데, 여기에 한가지 더 보태어 <내 행동도 당신 마음에 쏘-옥 들게 하소서>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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