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동성당 게시판

말을 위한 기도 ^^+

인쇄

조미숙 [76rusia] 쪽지 캡슐

2000-04-19 ㅣ No.911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더러는 다른 이의 가슴속에서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어의 나무...

 

내가 지닌 언어의 나무에도 멀고 가까운 이웃들이 주고 간

 

크고 작은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둥근 것, 모난 것, 밝은 것, 어두운 것, 향기로운 것, 반짝이는 것,

 

그 주인의 얼굴은 잊었어도 말은 죽지 않고 살아서 나와 함께 머뭅니다.

 

살아 있는 동안 내가 한말은 참 많은 것도 같고, 적은 것도 같고

 

그러나 말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살이...

 

매일매일 돌처럼 차고 단단한 결심을 해도

 

슬기로운 말의 주인 되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날마다 내가 말을 하고 살도록 허락하신 그대여...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우치게 해 주시기를...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경박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과장되지 않으면서 품위 있고 한 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 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참으로 아름다운 집을 짓기 위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도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할 수 있게 하고, 언제나 진실하고,

 

언제나 때에 맞고, 언제나 책임 있는 말을 갈고 닦는 여유와 능력을 나에게 ...

 

내가 이웃에게 말을 할 때에는 하찮은 농담이라도

 

함부로 지껄이지 않게 그대께서 도와주시어

 

좀더 분별 있는 사랑의 말을 할 수 있도록

 

내가 어려서부터 말로 저지른 모든 잘못 특히 사랑에

 

역행하는 비방과 오해의 말들을

 

경솔과 속단과 편견과 위선의 말들의 용서를...

 

나날이 새로운 마음, 깨어있는 마음,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 언어의 집을 짓게 도와주시고,

 

해처럼 환히 빛나는 삶을

 

노래처럼 즐거운 삶을

 

그대가 지켜보는 가운데 영원히 이어질 수 있게 도와주소서.

=========================================================

 

<말을 위한 기도문>을 메일로 받았습니다...

 

첨엔...뜨끔 하더니...아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을 꺼라는 생각을 하고 나니...좀 안심이 되더군요....^^;;

 

말...말은 잘하면 좋구 좀 어눌해도 사람이 좋아보여서 좋습니다..

 

그렇다면 말을 잘한다는 것은 과연 좋기만 할까여...

 

거짓말도 속해 있을 것이고

 

어떤 면에서는 남에게 상처를 입힐 수도 있습니다..

 

나는 가끔 아니 자주 이런 말을 듣습니다...

 

말은 청산유수라니까...말만 잘해...말은 잘해...등등...

 

고로 저는 말을 못하는 편에 속하진 않습니다...그러나...그것이

 

꼭 어떤 장점과도 같다기 보다는 어찌보면 술수에 능하다는 말도

 

되고 반드시 제가 하는 많은 말들이 진솔하거나 꼭 필요한 말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말을 유창하게 또 유머러스하게 잘 하는

 

사람들은 많은 이들이 따르고 그들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실언이 나올 확률도 많고 생각없이 내뱉은 말들로

 

타인에게 돌처럼 던져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역시 불완전한 인간입니다...그분께 기도로서 청합시다...*^&*



44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