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고양이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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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희 [sola1999] 쪽지 캡슐

2000-04-19 ㅣ No.2360

어느 따스한 봄날, 어린 집고양이가 담장 아래서 제 꼬리를 잡으려고 쉴새없이 빙빙 돌고 있었다. 그때 지나가던 늙은 고양이가 우연히 이 모습을 보게 되었다. 늙은 고양이는 느릿느릿 어린 고양이에게 다다가 물었다. "너, 뭐하는 거냐?" 어린고양이는 잠시 돌기를 멈추었다. "사실전 어제 고양이 철학학교를 마쳤는데, 공부하는 동안 이 세상에서 고양이에게 가장 중요한 두가지를 알게 됐어요. 그 중 하나가 바로 행복이에요, 또 다른하나는 그 행복이 자기꼬리에 매달려 있다는 것이구요" 어린고양이는 제 꼬리를 아쉬운 눈길로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저는 생각했죠, 계속 쫓아다니다 보면 꼬리를 잡을테고, 그러면 꼬리에 있는 그 행복을 잡아 얼른 입에 넣을 거예요, 그럼 저는 영원히 행복해지겠지요" 그러자 늙은 고양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난 여기저기 골목을 어슬렁거리며 집 없이 또도는 고양이란다. 너처럼 철학학교에 다니지느 못했지만, 나 역시 고양이한테 중요한 것은 행복이고, 그 행복이 내 꼬리에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 그리고 늙은 고양이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그런데 너랑 나랑 다른점이 꼭 한가지 있구나, 자가기 해야 할 일에 매달리면서 열심히 살아간다면 행복은 우리가 가는곳마다 따라오는 게 아닐까? 우리꼬리처럼 말이다" 내가 맡은일과 위치에 때로는 힘들어하고 버거워 하는 내 자신을 보면서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좀더 능동적으로 행복을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좀 오만한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나 행복을 쫓아 다니기 보다는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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