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성당 게시판

사랑의 시, 나눔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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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호 [jacobs] 쪽지 캡슐

2000-02-08 ㅣ No.248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중에서

아름다운 시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올립니다..

즐거운 묵상의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내가 심은 꽃씨가

처음으로 꽃을 피우던 날의

그 고운 설레임으로

 

며칠을 앓고 난 후

창문을 열고

푸른 하늘을 바라볼 때의

그 눈부신 감동으로

 

비 온 뒤의 햇빛 속에

나무들이 들려주는

그 깨끗한 목소리로

 

별것 아닌 일로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던

친구와 오랜만에 화해한 후의

그 티없는 웃음으로

 

나는 항상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못 견디게 힘든 때에도

다시 기뻐하고

다시 시작하여

끝내는 꽃씨를 닮은 마침표 찍힌

한 통의 아름다운 편지로

매일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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