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일반신자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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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연 [vicjam] 쪽지 캡슐

1999-04-23 ㅣ No.19

저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여러가지 농성과 시위를

명동성당을 드나들면서 보았고 거기에 대한 저의 작은 느낌을 나누려 합니다.

 

성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천막이 쳐져있지 않은날이

정말 365일중 며칠이나 되는지... 의문입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글쎄.. 1주일 이상 될까요?)

 

저도 대학을 다녔고, 데모대열에도 참여해 보았고(물론 체류탄을 맞을정도는 아니었지만)

지나가다가 체류탄이 터져 곤욕을 치른적도 있는 일반 시민의 한사람입니다.

또한, 제가 직접 가담하지는 못해도 잘못된 정치에대한 시민운동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지지하고 있는 사람중의 하나입니다.

그런 저도, 명동역을 나설때 사람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거나 정경들의 바쁜 움직임이

보이면 지레 겁을 먹고 명동을 떠나버리곤 했습니다.

 

솔직히 지난 18일에도 미사를 보러 명동성당에 갔었습니다.

왠일인지 천막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계단공사때문이었나요... 그러나 옆 계단공사 하는쪽에

한총련 학생들이 모여서 집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냥 무리를 지어 모여

집행부의 노래도 듣고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혹시 뭔가 격렬산 시위가 벌어질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으나, 이미 늦은시간이었고 여기서 미사시간을 놓치면 미사를 볼수 없었기에

그냥 성당으로 들어갔습니다.  다행이 격렬한 시위는 일어나지 않았고

미사후 일렬로 늘어선 한총련 학생들이 구호를 외치며 주는 전단을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렇듯 저와같은 평범한 신자들, 겁이 많은 신자들은 명동성당에서 이런 시위가 있어보이면

발길을 끊어버립니다. 뉴스에서 협상이 종료되었다는 방송이 나오기 전에는 말이죠.

(저보고 나약하다 해도 할수 없습니다.)

 

명동성당은 민주화의 성지이기도 하지만 가톨릭이 이땅에 자리잡기위해 흘린 피의 땅(성지)

입니다. 요즘 시대로 보면, 갈곳없는사람 부당하게 수배령을 받은사람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저와같이 떠돌이 신자들(집근처에 성당이 없거나 갈 형편이 못되는)의

집이기도 합니다. (명동성당에서 미사가 많고 행사가 많은것도 이런이유도 있다고 봅니다)

 

즉, 제가 생각하는 명동성당은 우리 모두의 집이며 누구 한 계층이 점령하여 다른사람들을

들이지 못하는 그런 집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사는 집이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지금 대규모 농성이 벌어지고 있지만, 사실 이런 대규모집회때문에

힘없는 고통받고 가난한 사람들이 와서 쉴곳을 잠시 잃었을지도 모릅니다.

 

가톨릭 신자들도 농성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비난의 눈길을 준다던지 하면 안되겠지만

농성때문에 신자들이 성당에 오지 못하는 일도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생각하면 더 좋은 방법이 있으리라 저도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루빨리 많은 실직자가정에 일거리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공간을 통하여 명동성당 신부님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수고하고 계신지 처음으로 알게되었습니다.  

신부님들을 위해서도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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