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동성당 게시판

군인의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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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석 [simon] 쪽지 캡슐

2000-06-19 ㅣ No.1107

요즘들어 성당에 알고지내던 몇몇 동생들이 휴가를 나오기 시작합니다.

반가운 마음과 한편으로는 안스러운 마음까지 들지요..

 

그런 동생들을 보면서 예전에 나의 이등병을 생각해보았습니다.

 

꼬질꼬질 씻어도 깨끗해지지 않는 손과 얼굴.

장농안에서 막 꺼내어 입을 것 같았던 군복.

발에도 맞지 않는 전투화(워커라고 하지요...)

 

작대기 하나가 너무 자랑스러워서 휴가기간 내내 군복만 입고 다니던

그런 때가 떠올랐습니다.

 

휴가를 나온 군인들에게 무엇을 해줄까 하고 생각해 보니

맛있는 것도 사주고 싶고,

영화도 보여주고 싶고,

 

그래도 무엇보다 해주고 싶은것은

늦도록 얘기해주는 동생들의 뻔한 군대얘기와

그리고 맑은 소주 한잔이었습니다.

 

내가 형들과 여러어른들이 받았던 만큼

군인이라는 신분을 가진 기간동안 조금이라도 위안을 해줄 수 있는 것은

소주한잔이라는 생각.

 

많지도 않은 나이에 너무 너털해진 것 같아 좀 씁쓸하지만

그래도 무엇인가를 해줄 수있다는 마음이 저를 가득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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