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또 하나의 영명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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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성 [anselmous] 쪽지 캡슐

2000-07-22 ㅣ No.1645

모처럼 만에 한번씩 글을 올린다는게 그저 가족들 축하해 달라는

이야기나 되나서 쑥스럽기 그지 없네요.

이것이 나의 한계거니 하면서 지난번 ’윤지의 축일’에 이어 오늘은

저희 어머님의 축일을 축하드리고자 합니다.

 

7월 22일 오늘은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입니다. 방년(?) 82세

우리 어머님의 축일이기도 하고요. 또 이날은 어머님과 제가

지금부터 30여년을 거슬러 오른 1966년도에, 돌아가신 조인원신부님

으로부터 영세를 받은 날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그때 멋모르고 어머님 손에 이끌려 옛 청량리성당(바오로

병원 옆)을 다니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나곤 합니다. 어머님께선

제게 육신의 생명을 주셨을뿐 아니라 영혼의 생명까지도 인도하신

셈이죠.

 

어머님께서 성당을 나오기로 결정하고, 처음 성당에 나오시기

전날밤 꿈을 꾸셨답니다. 휘황찬란한 별을 어깨에 달고 내일이면

군대에 간다는 그런 꿈이었답니다. 아마도 그래서 지금껏 3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성모님의 군대’인 레지오 활동에 열심이신가

봅니다. (아직까지 별은 못달고 영원한 쫄병이신 것 같던데...)

 

오늘아침 ’아마 영명축일과 영세받은 날이 같은 사람은 나밖에

없을꺼야...’ 하며 좋아하시던 어머니,

예나 지금이나 어머님은 우리집의 중심이십니다.

부족한 저희들을 지금처럼 야단쳐주세요. 큰소리도 치시구요.

때로는 변덕이나 욕심을 부리셔도 좋습니다.

’죽기전 3일만 앓다가 갔으면 좋겠다’는 어머님 말씀처럼

주님앞에 가시는 그날까지 곱게 늙으시고,

건강하게 사시기를 기도합니다.

 

어머니, 영명축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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