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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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sso-long] 쪽지 캡슐

2000-08-05 ㅣ No.3415

 

.....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 거린다.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 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 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도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양귀자 "천년의 사랑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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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많은 소설, 시, 영화...의 주제가 "사랑"이라는 단 하나의 주제를 갖고서

그렇게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진다...

예전에 읽었던 양귀자의 "천년의 사랑"중 중간중간 등장하는 시 중에서 이 시가

맘에 들어 외었었는데...지은이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

비가 온 다음날 아침 내방 창문을 열면 독특한 향기가 있다....화단의 흙내음....

갓 목욕을 한 잎새들의 향기....

거기에 한 몫 하는 내가 싫어하는 건더기(똥개)의 털 비린내....하하하...

※건더기는 내가 지은 이름이다...건더기 많이 생기라고(?)

 

 

사람은 아름답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더러는 사람이 짐승보다 무섭고

잔인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청정 그 자체인 것도 사람이며, 사랑이 있고,

남을 살려내고 자신이 죽는 것도 사람이지 않은가...

며칠이면 끝나 버리는 꽃의 수명을....

꽃잎이 지고도 향기가 남아?

사람은 그렇지 않지...나도 꽃이지만(?) 울 엄마도 꽃이야.....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죽음 뒤에도 향기가 있을 수 있는걸.....

 

물론 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는 것 또한 사람들이지....짐승보다도 잔인한 인간이 존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며, 빛 속으로가 아니라 어둠 속으로 인간이 인간을 끌어가고 있는 무리도 있고...

 

그러나 나는 이 세상號는 어두운 밤 항해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낮의 항해도 하고 있다고 믿는다...그렇게 믿고싶다...

 

시를 사랑하는 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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