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성당 게시판

정신좀 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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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욱 [EliaPark] 쪽지 캡슐

1999-06-19 ㅣ No.222

217번은 누가 지우셨습니까? 그리고 217번이 없는 218번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218번에 나오듯이 철저히 아무런 판단도 할 수 없는 존재인 우리들이라면, 행동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입니까? 아무 생각없이 하는 행동이란게 가능합니까? 그게 올바른 행동입니까?

 

여러분이 편견이라고 서로 매도하는 가장 중요한게 뭡니까?

그게 나이, 경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그렇게 본다면, 217번도 218번도 그러한 편견에서 나온 말들일 뿐입니다.

다만, 자기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이 잘못되어 있음을 반성하자는 말이 어떻게 편견이 되고

다시는, 아무런 말도 하지 말라는 식으로 비평될 수 있는지 안타까울뿐입니다.

 

여러분이 무엇하는 사람인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도대체 여러분은 언제까지 그 족쇄에 묶여 계실 작정이십니까?

 

그리고 217번, 218번!

문제의 촛점은 행동이 먼저냐, 말이 먼저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 교사회 전체의 마음가짐과 분위기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도 있고, 서로 다르게 행동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다릅니다. 그런 우리들이 서로 만나서 사랑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 않습니까?

그 신기한 일을 우리는 교사와 교사, 교사와 학생, 우리와 전교회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 가는 사람들입니다.

이것을 안다면, 다시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당신들이 현재 아파하고 있는 상처가 무엇인지, 그리고,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족쇄가 무엇인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 신기한 일을 하지 못하게 된 이유, 서로를 사랑하고 보듬어 주지 않아도 되는 합당한 이유로 내세워지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서 우리안에서 도려내 없애 버리십시오.

 

내가 그 족쇄와 상처가 된다면, 나는 철저히 반성하고 그 족쇄에 묶이고 상처에 아파하는 그 사람에게 찾아가 용서를 빌겠습니다. 맹세코....

여러분 서로가 서로에게 족쇄와 상처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나이 많은 사람은 나이가 많은대로, 경력이 있는 사람 경력이 있는대로,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아니라, 족쇄와 상처가 되고 있지는 않습니까?

 

여러분의 나이, 여러분의 경력,

제가 보기엔 솔직히 (미안하지만) 우습습니다.

그리고 그 나이와 경력이란게 저와 교회에서 부여한 직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인지,

제가 부여한 교회의 공적인 직무도 무시하고 행사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들은 제가 처음 왔을때, 바로 그 직무를 가진 사람을 대우해 달라고 저에게 건의 하셨던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요즈음의 여러분들을 보십시오. 오히려 여러분이 그 직무를 가진 사람을 우습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개인적인 친분과 감정은 개인적인 것입니다. 그것으로 공동체에 도움이 된다면, 좋은 것이지만, 그것이 공동체의 질서와 조직을 와해시키고, 체계와 직무를 무시하는 것이 된다면, 저는 결단코 그 개인적인 친분과 감정을 자제하라고 말하겠습니다.

교사회는 원래 초등부와 중고등부 라는, 같은 성격의 같은 직무를 가졌지만, 두개의 서로 다른 단체의 연합된 형태입니다. 따라서, 서로가 서로의 직무를 존중해 주어야 하고, 같은 단체 안에서도 특별한 직무를 가진 사람을 존중해 줄줄 알아야 합니다.

나이가, 경력이 높다고 이것을 무시하고, 계속 섭섭하다느니, 너무하다느니 하는 말이 다시 나온다면, 저 역시도 이제부턴 행동을 다르게 할 것임을 경고합니다.

 

여러분은 의식을 전환해야 합니다. 이전에 너와 내가 어떤 모습이었는지에, 바로 그 과거에 묶여서,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좀먹게 하지 마십시오. 현재는 과거와 다릅니다. 그리고 미래는 또 현재와 다를 것입니다.

예전에 내 밑에서 있던,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이라 할지라도, 지금 그 사람이 무슨 직분을 가졌는지를 항상 생각하고 존중해 주십시오.

또한 이런 분들은 예전의 나의 모습을 생각하고 겸손해 지십시오.

서로가 존중하고 겸손한 마음을 가진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을 수 있는 것을

여러분은 서로 자기가 가진 것만을 내세우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가 계속 교사회의 발목을 잡게 하고만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도 답답해서, 말도 잘 안되는 것 같은 글을 이렇게 쓰게 되었지만, 저 역시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아울러, 여러분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이렇게 흥분하지도 않았겠지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정말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 그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교사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말보다 행동을 하라구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하는 말자체가 행동입니다. 말은 서로를 비난하는 말을 하면서, 행동만 사랑한다면 또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것을 원하십니까?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일단 한번 게시판에 올린글은, 더구나 추천까지 받은 글은 절대로 지우지 마십시오.

그 글을 지운 사람이 그 글을 쓴 당사자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그 글을 다른 사람이 읽으면 신앙에 위기가 오고, 다른 사람에게 실망을 안겨 준다고 생각하고 지우셨겠지만, 먼 훗날 다시 이 게시판에서 그 글을 읽게 되었을 때, 오히려 그때의 일들이 다시 생각나고, 그 때의 우리 모두의 어리석음에 미소 짓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우리가 그때 그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나갔는지 자랑스럽지 않을까요?

 

다시 한번 당부드립니다.

어떠한 글이라도 본 게시판의 권한을 가진 나 '박성욱 엘리야 신부'에게 말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지울 수 없습니다.

글 올리는 것은 자유이지만, 지우는 것은 교회의 권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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