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리동성당 게시판

골고타에서 만날 그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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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라수녀 [paulita] 쪽지 캡슐

2001-04-09 ㅣ No.321

사랑하는 염리동 교우님들,

 

"내 주를 찬미해 시온에서,

 나의 구세주 찬미해.

호산나, 호산나, 호산나, 다윗의 자손!"

 

       어제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우리 함께 예수님께 드리던 찬미의 노래가 우리의 입에서 채 가시기 전에 우리는 그분의 다른 모습을 만들어 냅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아니 나 자신이 만들어 놓은 그분의 모습.

 

그는 온갖 굴욕을 받으면서도

입 한번 열지 않고 참았다.

도살장으로 끌려 가는 어린양처럼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

그가 억울한 재판을 받고 처형당하는데

그 신세를 걱정해 주는 자가 어디 있었느냐?

그렇다. 그는 인간 사회에서 끊기었다.

우리의 반역죄를 쓰고 사형을 당하였다.

폭행을 저지른 일도 없었고

입에 거짓을 담은 적도 없었지만

그는 죄인들과 함께 처형당하고,

불의한 자들과 함께 묻혔다.

야훼께서 그를 때리고 찌르신 것은

뜻이 있어 하신 일이었다.

그 뜻을 따라 그는 후손을 보며 오래오래 살리라.

그의 손에서 야훼의 뜻이 이루어 지리라.

 

사랑은 상처의 아픔을 견디어 내면서 성숙되어 갑니다.  그 아픔을 두려워 하는 자는 사랑의 기쁨 또한 체험할 수 없겠지요.  상처를 통하여 결정되는 진주처럼,  십자가의 고통을 통하여 주어진 우리의 생명처럼!

 

  우리 오늘의 삶을 진주로 만들어 줄 상처를 품을 용기가 있을까?

    우리 오늘 하루의 삶을 생명으로 이끌어 줄 십자가를 말 없이 받아들일 사랑이 있을까?

 

 

사랑하는 모든분들,

이제 예수님은 골고타로 향하시려 발길을 옮기십니다. 함께 그분을 따라 가야 겠지요. 그분을 향해 돌을 던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록 그분의 큰 뜻을 다 깨닫지는 못했을지라도 예수님을 위해 눈물을 흘리던 예루살렘의 여인이라도 되기 위하여.

 

성주간 잘 보내시고 우리 함께 정말 기쁜 부활 맞기로 해요.

성삼일 전례 꼭!  함께 하세요.

 

                                                                                                        성주간 월요일 아침에,

본당 수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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