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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공현 대축일]경배 (마태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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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업 [rlawhddjq] 쪽지 캡슐

2019-01-06 ㅣ No.139

 

 

[주님 공현 대축일]경배 (마태 2,1-12)

 

 

이사야 예언자는 예루살렘을 향하여, 너의 빛이 왔다며, 민족들이 너의 빛을 향하여 오리라고 한다. (이사 60,1-6)
예루살렘아, 1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
2 자 보라, 어둠이 땅을 덮고 암흑이 겨레들을 덮으리라. 그러나 네 위에는 주님께서 떠오르시고 그분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라.
3 민족들이 너의 빛을 향하여, 임금들이 떠오르는 너의 광명을 향하여 오리라.
4 네 눈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아라. 그들이 모두 모여 네게로 온다. 너의 아들들이 먼 곳에서 오고 너의 딸들이 팔에 안겨 온다.
5 그때 이것을 보는 너는 기쁜 빛으로 가득하고  너의 마음은 두근거리며 벅차오르리라. 바다의 보화가 너에게로 흘러들고 민족들의 재물이 너에게로 들어온다.
6 낙타 무리가 너를 덮고 미디안과 에파의 수낙타들이 너를 덮으리라. 그들은 모두 스바에서 오면서 금과 유향을 가져와  주님께서 찬미받으실 일들을 알리리라.


바오로 사도는 다른 민족들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약속의 공동 수혜자가 된다고 한다. (에페  3,2.3ㄴ.5-6)
형제 여러분, 2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위하여 나에게 주신 은총의 직무를  여러분은 들었을 줄 압니다.
3 나는 계시를 통하여 그 신비를 알게 되었습니다.
5 그 신비가 과거의 모든 세대에서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성령을 통하여 그분의 거룩한 사도들과 예언자들에게 계시되었습니다.
6 곧 다른 민족들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복음을 통하여, 공동 상속자가 되고 한 몸의 지체가 되며  약속의 공동 수혜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동방 박사들은 베들레헴에서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경배하고 예물을 드린다. (마태 2,1-12)
1 예수님께서는 헤로데 임금 때에 유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다. 그러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2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 이 말을 듣고 헤로데 임금을 비롯하여 온 예루살렘이 깜짝 놀랐다.
4 헤로데는 백성의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을 모두 모아 놓고, 메시아가 태어날 곳이 어디인지 물어보았다.
5 그들이 헤로데에게 말하였다. “유다 베들레헴입니다. 사실 예언자가 이렇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6 ‘유다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의 주요 고을 가운데 결코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너에게서 통치자가 나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보살피리라.’”
7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을 몰래 불러  별이 나타난 시간을 정확히 알아내고서는,
8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내면서 말하였다. “가서 그 아기에 관하여 잘 알아보시오. 그리고 그 아기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 주시오. 나도 가서 경배하겠소.”
9 그들은 임금의 말을 듣고 길을 떠났다. 그러자 동방에서 본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10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
11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또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12 그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갔다.


 

  주님 공현 대축일 제1독서(이사60,1~6)

 

제3이사야서로도 불리는 이사야서의  마지막 부분(56~66장)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온 유다 백성의 상황을 겨냥한다.

특히 오늘 독서에서 이스라엘의 수도이자 하느님의 도성인 시온 또는 예루살렘은 참다운 예배의 중심이 될 것이며(이사60,4~7), 주님의 구원은 이스라엘 뿐 아니라 이 세상 모든 민족에게 확장된다(이사60,3~14)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사야서 40장 1~2절의 '위로'가 이 장에서 성취되고 있다. 이사야서 49장 6절에서 약속된 '빛'이 이 장에서 비추어지기 시작한다.

에즈라기 7장과 느헤미야기 2장이 그 배경을 알려준다. 바빌론의 유대인 사회 페르시아 행정부의 영향력있는 유대인 관료들을 통해 황제의 관심을 얻었다.

 

아르타크세르크세스는 과거에 키루스 다리우스1세제의적 의식들과 신전 도시들에 대해 성공적으로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정책들을 사용한다. 그래서 그는 에즈라와 느헤미야의 노력을 뒤에서 지원하기로 동의했다.

 

하느님께서 아르타크세르크세스를 후원하시고, 아르타크세르크세스가 하느님과 하느님의 성을 인정한 결과로 예루살렘이 재건되고 또 복권되고 있었기 때문에, 기쁨과 빛과 아름다움이 이 장에 넘친다.

 

이 장의 핵심은 과거의 어두운 절망과 극도의 빈곤과 버려진 폐허의 혼돈을 활동의 중심지, 상인들과 기술자들, 노동자들의 바쁜 시장, 빛과 아름다움과 기쁨의 장소로 바꾸기 위한 정치, 경제, 종교적 결정들 말하는 것이다.

이 결정들은 바빌론으로부터의 유대인들의 귀환, 외국 자본의 유입, 그리고 예루살렘의 문예부흥에 기여하는 여러 국가들의 갑작스러운 관심이 포함된다.

 

에즈라기 7장 1~28절을 이 장과 나란히 둘 때, 여러 조각들이 제 자리를 찾게 된다.

아르타크세르크세스는 특히 예루살렘의 성전이 다시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 에즈라에게 권력을 부여한다. 그는 예루살렘의 하느님께서 자신을 좋아하기를 바랬다. 이런 목적으로 그는 왕가의 자금을 넉넉히 지원했다.

 

그는 강 건너펀의 다른 백성들과 관리들에게도 돈과 목재와 노동력을 기증하라고 명령하고, 만일 그들이 거부하면 제국의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자신의 명령들이 실행되는가를 알기 위해 에즈라에게 군대의 호위를 제공했다.

 

'민족들이 너의 빛을 향하여, 임금들이 떠오르는 너의 광명을 향하여 오리라.  네 눈을 들어 주위를 둘러 보아라. 그들이 모두 모두 네게로 온다.  너의 아들들이 먼 곳에서 오고, 너의 딸들이 팔에 안겨 온다.

 그때 이것을 보는 너는 기쁜 빛으로 가득하고  너의 마음은 두근거리며 벅차오르리다. 바다의 보화가 너에게로 흘러들고,  민족들의 재물이 너에게로 들어온다."(이사60,3~6절)

 

하느님께서는 못하실 일이 없으시다. 남부 유다가 멸망하고 바빌론으로 유배를 갔다 하더라도, 페르시아 왕 아르타크세르크세스를 통해 남부 유다의 수도 예루살렘에 빛을 비추어주며 영광을 돌려주고, 민족들이 우러러 보게 만들어 준다.

죄악과 어둠과 혼돈이 만연한다 해도, 이 세상과 교회 안에서 악이 승리하지 못한다. 모든 것은 하느님의 시간표대로 진행될 것이고, 하느님께서 하느님다우신 방법으로 당신 뜻과 영광을 드러내실 것이다.

 

예루살렘 위에 비추어지는 빛과 주님의 영광에 대한 이사야서 60장 1~6절의 말씀이 오늘 주님 공현 대축일에 선포되는 이유 무엇일까?

온 세상과 이방인을 대표하는 동방 박사에게 이 세상의 구원자요, 빛으로 오신 하느님의 아드님의 모습이 공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공현;公顯; Epiphany).

 

여기에다가  예수님 세례 사건 때에 성삼위가 계시된 사실에 근거하여,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라는 사실이 공적으로 선포됨과 동시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는 공생활이 시작된 사건과, 하느님의 아드님으로서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첫번째 기적을 베풀어 신성(천주성)을 드러낸나의 사건, 이 세가지를 함께 기념하는 것이 공현의 의미이다.

 

그중에서 오늘은 특별히 동방의 점성술가들이 구세주의 탄생 장소로 인도하는 성령을 상징하는 별의 인도로, 예수님의 왕권을 상징하는 <황금>과 신성을 상징하는<유향>과 인류를 구원할 죽음을 상징하는 <몰약>을 베틀레헴 마굿간 구유의 예수님께 드린 사건을 기념하고 있다.

 

성령의 별빛을 받아 신앙을 갖게 된 우리 자신들도 구원자이신 예수님께 무엇을 봉헌해야 주님이신 예수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고,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증거할 수 있는지를 묵상해야 한다.


 

 주님 공현 대축일 제2독서 (에페3,2.3ㄴ.5-6)

 

"그 신비가 과거의 모든 세대에서는 시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성령을 통해 그분의 거룩한 사도들과 예언자들에게 계시되었습니다. 곧 다른 민족들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복음을 통하여, 공동 상속자가 되고 한 몸의 지체가 되며 약속의 공동 수혜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5~6)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께서 사도 바오로 자신이 알게 된 비밀을 현재 신약의 사도들과

예언자들에게는 성령으로 계시해 주셨지만, 과거 구약 시대에는 지금처럼 사람들에게 계시해 주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따라서 사도들과 예언자들을 통해 그 비밀을 듣게 된 에페소 교인들은 구약 시대 사람들보다 더 복이 있다는 것이다.

 

'계시되었습니다'에 해당하는 '아페칼맆테'(apekallyphthe)'계시하다', '나타내 보이다'라는 의미를 지닌 '아포칼립토'(apokallypto)부정 과거 수동태이다.

여기서 수동태는 '성령'이 의미상의 주어임을 나타내주고, 부정 과거형은 과거의 특별한 행동이나 사건들에 대한 언급을 한 경우에 사용되므로, 본문은 '이제 성령에 의해 나타내어질 것 같이'(as it has now been revealed by the Spirit to God's holy apostles and prophets)라고 번역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의미상의 목적어 즉 계시된 대상은 무엇인가? 이것은 '그 신비가'로 번역된 관계 대명사 '호'(ho; which)로서 '그리스도의 비밀'(4절)을 가리킨다.

새 성경이 6절에서 '곧' 이라고 또 다시 애매하게 번역했는데, 바로 '그리스도의 이 비밀' 말한다.

그리스도의 비밀은(4절) 성령에 의해서 계시되어졌는데(5절), 그 내용은 이전에 약속의 계약에 대하여 외인이었던 이방인들이, 이스라엘 백성들과 동일하게 그리스도께서 이루어 놓으신 구원의 은총을 누릴 수 있는 계약의 백성이 되었다 것이다.(6절)

 

한편 '사도들'과 병행하여 연급된 '예언자들'에 해당하는 '프로페타이스'(prophetais)는 구약 시대의 예언자들이 아닌, 신약 시대에 복음을 가지고 활동한 예언자들을 지칭한다.

 안티오키아 교회에 예언자들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고(사도13,1), 유다, 실라스등의 예언자(사도15,32)와 하가보스 예언자(사도21,10)등이 신약 시대에 복음을 전하는 예언자들 중 대표적 인물이다.

 

'사람들에게'로 번역된 '토이스 휘오이스 톤 안트로폰'(tois hyois ton anthropon) 의 표현은 사도 바오로 서간에서 한 번 밖에 사용되지 않았으며, 복음에서 한 번, 그리고 구약에서도 단 한 번 사용되었다.

 

새 성경은 마르코 복음 3장 28절에서 본문과 동일한 원어가 사용되었는데도, '사람'이라고만 번역했고, 70인역(LXX)의 창세기 11장 5절에서도 '삐넴 하아담'(haadam binem)에 대한 번역으로 '호이 휘오이 톤 안트로폰'(hoi hyoi ton anthropon)이 사용되었는데, '사람들' 이라고만 번역해서 원어의 의미를 살리지 못했다.

위의 두 경우도 모두 본래적 원어의 의미를 살려 '사람의 아들들에게'로 번역해야 한다.

 

한편 본문을 포함한 이 세 경우가 모두 복음을 받아들이기 이전의 사람들이나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 그리고 바벨탑을 쌓던 사람들을 가리키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것은 창세기 6장 2절에서 '하느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의 대조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 위의 용례들의 '사람'이라는 표현이 '하느님'에 대적하는 자로서의 조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아들들' 즉 죄악 가운데서 살아가고 있는 자들에게 복음의 비밀을 알리지 않으셨던 것이다.

이제 6절을 보면, 6절은 지금까지 말해 온 그리스도의 비밀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이다.

 

본절에서 사도 바오로는 '함께','동일한' 이란 의미를 갖는 전치사 '쉰'(sin)접두어로 사용된 명사 세 개를 연달아 사용하여 이방인들이(다른 민족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머묾으로 말미암아 복음을 통해 얻게 된 자격 세 가지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이것은 '공동 상속자와 한 몸의 지체와 약속의 공동 수혜자'이다.

 

여기서 사용된 접두사 '쉰'(sin)구원받은 이방인들이 교회의 일원이 됨으로써 과거 유대인들 혹은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에게만 보장되었던 축복에 조금도 차별없이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음을 잘 보여준다.

고대 근동에서는 상속자만이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었다.

 

과거에 이방인들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구원을 상속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그들도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구원을 얻게 되었고(에페1,11; 로마1,7), 그분이 아브라함에게 주시기로 약속하신 복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창세12,3; 사도3,25).

또한 이방인들도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몸인 교회의 구성원으로서 일부분이 되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능력으로 서로 원수되었던 관계가 허물어지고(에페2,16) 성령의 도우심으로 이방인과 유대인이 서로 한 몸을 이룬 것이다(에페4,4).

 

다른 나라 사람들(다른 민족)이든, 다른 피부색을 가진 인종이든 모두가 그리스도안에서 하나된 지체이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등급이나 차별이 있을 수 없다(1코린12,12.13).

이것이 바로 교회의 본질이며 '하느님의 구원 경륜의 비밀'이다.

 


 

 주님 공현 대축일 복음 (마태 2,1-12)

 

그러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ㄴ~2)

 

마태오 복음 2장 1절(ㄴ)에서 '그러자'로 번역된 '이두'(idou; behold)'보라'의 뜻이다. 이 단어는 뜻밖의 사건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 줌으로써, 독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기능을 한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께서 베틀레헴에서 탄생한 그 무렵에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이른 것은 전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며, 그래서 주목할 만한 이라는 것을 '이두'(idou)라는 단어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박사들'로 번역된 '마고이'(magoi; magi; wise man; astrologers)원형 '마고스'(magos)바빌론에서 기원된 단어로 보이며, 바빌론과 메대, 페르시아에서 현자, 교사, 점성가, 예언자, 해몽가, 마술가, 사제, 의사 등을 총칭하는 단어로 쓰였다.

 

여기서 등장하는 '마고스'(magos)는 특히 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점성가의 특징이 강하며, 어떤 영어 번역 성경은 '마고이'(magoi)'점성가들'(astrologers)로 번역하고 있다.

 

그리고 '동방에서'로 번역된 '아나톨론'(anatolon; the east)의 원형 '아나톨레(anatole)는 해, 구름, 별 등이 떠오르는 것을 의미하는 동사 '아나톨론'(anatolon) 원형 '아나텔로'(anatello)에서 유래한 명사로서, 문자적으로 '(해와 달, 별 등의) 떠오름'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태양이 떠오르는 지점을 가리키는 '동쪽'(the east)이라는 의미가 나왔다.

 

본문에서는 이스라엘의 동쪽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동쪽에 위치한 지역 가운데 문화와 천문학이 발달한 페르시아나 바빌론, 아라비아나 메대 등이 그 지역일 것으로 추정된다.

대체로 천문학이 발달했을 뿐 아니라 상당히 많은 유대인들이 거주하며, 메시야의 출현에 대한 구약 성경의 예언을 접할 수 있었던 바빌론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북부 이스라엘과 남부 유다가 아시리아와 바빌론에 포로되어 흩어진 이후로,

유대아의 전통 및 예언들이 그 지역의 점성가들 같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을 것이며, 예수님께 경배하러 온 박사들도 점성학적 지식과 더불어 유대 전통(민수24,17)대한 연구를 통해 유대 땅에 위대한 인물이 탄생할 것을 알고 예루살렘까지 찾아온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유대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태어나신 분이'로 번역된 '호 테크테이스'(ho techtheis; he that is born; the one who has been born)는 관사와 분사가 함께 쓰인 형태이며, 명사적 의미를 타나내는 독립 분사 구문이다.

 

'테크테이스'(techtheis)'출산하다', '낳다'는 의미를 지닌 동사 '티크토'(tikto)부정 과거 수동태 분사 단수 남성 주격이다. 여기서 부정 과거형이 사용된 것은 아기 예수가 이미 태어났음을 나타낸다.

즉 동방 박사들이 예루살렘 사람들에게 물어볼 때를 기준으로 해서 미래에 태어날 것이 아닌, 얼마 전에 이미 태어났다는 사실부정 과거의 표현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다.

 

한편 '임금으로'에 해당되는 '바실류스'(basileus; king)마태오 복음 1장 6절'다윗 임금'을 언급할 때도 쓰인 단어인데, 일반적으로 정치적 '왕'을 뜻한다.

그러나 동방 박사들은 이번에 태어난 임금이 보통 임금들과는 다른, 어떤 뛰어난 존재일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특별히 경배하러 온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유대인들의 임금'단순히 유대 민족을 다스리는 임금만을 의미하지 않고, 그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

마태오 복음 1장 1절, 9장 27절 등에 표현된 '다윗의 자손'유대인들에게 있어서 메시야 지칭하는 단어라면, '유대인들의 임금' 이방인들에게 있어서 메시야를 나타내는 표현이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실로 동방 박사들은 유대를 다스리는 정치적인 왕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보내신 인류의 메시야가 오신 것을 알고, 경배하기 위하여 먼 길을 온 것이다.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이 문장을 직역하면, '우리가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았기 때문에'이다.

한글 새 성경에는 번역되지 않은 단어 '가르'(gar; for)이유를 나타내는 접속사로 쓰여, 본문이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러 온 이유임을 나타낸다.

 

한편, 동방 박사들이 본 별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다.

첫째, 태양계 내에 있는 토성과 목성이 만난 현상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망원경을 발명하여 태양계의 공전 사실을 최초로 규명해 낸 17C 천문학자 '케플러'(Kepler)는 B.C.7년에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둘째, B.C.12년 혹은 11년에 베틀레헴 상공에 나타난 핼리 혜성(Halley's comet)이라는 주장이다.

세째, 특정 기간 일시적으로 폭발하여 예외적으로 밝은 빛을 발하는 초신성(nova)이라는 주장이다.

네째, 지금까지 기술한 자연적인 별의 현상이 아닌 초자연적인 현상, 하느님의 특별한 섭리로 일시적으로 생겨난 별의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견해 중에서 어느 것이 사실에 가까운지 확실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동방 박사들이 특별한 별을 보았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유대 땅에 태어난 임금을 경배하러 왔다는 사실이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이 태어나실 즈음에, 자연적인 현상 혹은 초자연적인 천체의 현상이 일어나게 하셔서, 동방 박사들로 하여금 메시야 탄생을 알 수 있게 하셨던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동방에서'에 해당하는 '엔 테 아나톨레'(en te anatole; in the east)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았다는 뜻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이것은 동방박사들이 별을 본 것은 그들의 고향인 동쪽에서라는 사실 가리키며,

별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했거나, 이동하여 서쪽에 머물러 있었던 것을 암시한다.

동방 박사들은 별의 위치나 움직임, 그리고 메시야 탄생에 대한 구약의 예언을 연관시켜 유대 땅으로 올 수 있었다.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동방 박사들이 동방에서부터 유대 땅까지 온 목적이 무엇인지를 밝혀 주는 문장이다. 그것은 아기 예수님께 경배하러 온 것이다.

'경배하러'에 해당하는 '프로스퀴네사이'(proskynesai; to worship)의 원형 '프로스퀴네오'(proskyneo)의 부정 과거 능동태 부정사이다. 여기서 능동태가 사용된 것은 동방 박사 자신들 스스로의 의지로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기 위해서 예루살렘에 왔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프로스퀴네오'(proskyneo)이집트에서 사람이 신에게 존경의 표시로 '손에 입맞추다'는 의미로 쓰였으며, 희랍어에서는 사람이 신에게 혹은 낮은 자가 높은 자에게 깊은 공경의 표시로 '무릎을 꿇고 엎드려 이마를 땅에 대다'는 의미로 사용된 동사이다.

 

신약 성경에서는 일반적으로 경의를 표하거나 혹은 탄원을 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아무개에게 절하거나 신에게 예배하다'는 의미로 쓰였다.

특히 요한 복음 4장 20~24절12장 20절에서는 하느님께 '예배하다'는 의미로 쓰였다.

동방 박사들은 아기 예수님께 단순히 공경의 마음을 표시하러 온 것이 아니라, 신적 경배와 예배를 드리러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주님 공현 대축일


예수님의 탄생은 인류의 빛이신 분의 탄생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가장 작고 보잘것없는 마을인 베들레헴의 마구간에서 이루어집니다.
메시아의 탄생을 그토록 기다렸던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도 예수님의 탄생을 알아보지 못했고,
헤로데는 행여 자신의 권좌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예수님을 없애려고 모략을 쓰기까지 합니다.

이와는 정반대로 동방에서 별을 보고 먼 길을 찾아온 박사들의 모습 속에서 하느님의 구원이 유다 민족을 넘어 온 인류에 펼쳐지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인류가 겪고 있는 전쟁과 폭력, 살인과 죽음, 죄악과 고통의 현실에서도 여전히 인류를 구원할 참된 빛이신 그리스도의 탄생을 갈망하던 동방의 박사들은, 하늘의 별이 안내해 주는 표징을 따라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을 유다인들보다 먼저 들었고, 마침내 아기 예수님을 만나 경배하며 예물을 바치는 영광을 얻습니다.

그들은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기쁨에 넘쳤을 것입니다.
우리 각자의 마음에도 별이 하나씩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불공평과 가난, 미움과 질투, 병과 죄의식 속에서도 여전히 내 영혼을 비추고, 세상의 어둠을 이겨 내는 빛나는 별을 갈망하며 삽니다.

그리스도교는 이 구원의 빛을 체험한 제자들이 성령의 계시를 통해 스스로 복음이 되고, 이 복음을 증언하는 이들이 한 지체가 되어 구원의 공동 상속자가 된다는 확신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의 신앙이 전통과 제도의 틀에 갇혀 성령의 인도로 일깨워지고 지탱되는 ‘신앙 감각’으로 일치하지 않는다면, 교회가 세상 사람들과 무엇이 다를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동방박사의 경배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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