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막차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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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hyun0608] 쪽지 캡슐

2000-05-03 ㅣ No.1915

 

 

막차 안에서

더-어-ㄹ-커-엉  끼-이-익

급출발과 급제동을 교차하며

더-어-ㄹ-커-엉  끼-이-익

서민들의 설움과 웃음

애환과 행복을 실어 나르고

달동네도 잘사는 동네도

그저 무심히 지나는 시내버스

퀴퀴한 냄새와 샤넬 넘버5의 아류가

뒤 섞여 기묘한 향기를 발산 하여도

세상살이 고단함에 졸린눈은

꺼-먹 꺼-먹 흰자위 검은자위 허여멀건

 

힘들고 괴로움이 같이 어울려

그저 그러려니 흔들 흔들 거려도

코를 간지렵혀 오는 술취한 중년남자의

알콜내음조차 서로가 동류의식을 느낀다.

나의 지친 몸과 마음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는 프라스틱 손잡이

차창 옆으로 줄지어 스치우는

자가용 영업용 중대형 외제승용차가

이번에 정차하는 곳은 000...

다음에 정차하는 곳은 000...

첫차에다 꿈을 싣고도 껌벅이고

막차에다 피곤을 싣고도 껌벅이고

떠오르는 21세기를 향하여 가는 지금

밀레니엄 버그 Y2k는

다른나라 우주인의 이야기가 되버리고

다람쥐 쳇바퀴에 실린 인생들을

수없이 먹었다 토해내며

달린다 마냥 달린다.

혼돈과 불확실의 시간속을

짙은 도시의 매연을 뚫고

질곡의 역사 속으로...

지글 지글 끌어대는 스피커

그 사이로 HOT의’빛’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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