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파발성당 게시판

내가 할수 있는 것.

인쇄

김세현 [k-thomas] 쪽지 캡슐

1999-12-05 ㅣ No.184

 어제 성당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어제는 합동 참회예절이 있어서 다른 어떤 때보다

많은 신자분들이 성당에 오셨습니다. 제 뒷자리에는 중,고등학교 학생 나의 정도의

학생과 그 학생의 어머니가 앉아 있었습니다. 미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학생은

어머니한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나도 주일학교 가고싶어!."

 어머니는

 "넌 안돼."

 선생님으로써 학생들을 성당을 이끄는게 사명이라 생각해서 어머니께 안심하고 학생

을 맡기라고 말씀드리려 뒤를 돌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전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그 학생이 장애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성당에서 교사를 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있을까요...? 정말 전 작은

존재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합동 참회예절을 하는 시간동안 머리속에서 떠나지

앉았습니다. 성당을 나와서 친구들을 사귀고 싶어하고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이 있는데 내가 그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건 정말 작은 것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제도 몸이 아픈 그 학생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아무

것도 없더군요. 더불어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작은 일이지만

그 작은 일마저 잘 못한면 정말 큰 후희를 할 것 같다는 생각 말입니다. 후회가

아니라 성당을 나오고 싶어도 못나오는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토요일 오후를 성당

가는 것으로 결정한 많은 중고등부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내가 할수 있는 건 지금의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교사로서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것 말입니다.

 중고등부 선생님들 요즘 많이 힘들어 하는거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 수녀

님도 말씁하셨지만, 우리 처음처럼 항상 최선을 다했으면 합니다. 요즘들어 제가

정말 짜증을 많이 냈는데 이자리를 통해서 정말 미한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조금은 힘들지만 우리가 하는 작은 일들을 위해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며

무사히 일년을 맞쳤으면 합니다.

선생님들께 주님의 평화가 함께 하길 기원하며...

 



37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