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교사가무엇일까?..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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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오 [graciano75] 쪽지 캡슐

2000-01-30 ㅣ No.3262

중고등부 그라씨아노입니다.

 

먼저 밑의 3246번의 송주연 안젤라의 글을 보고 갑자기 밀려오는

것이 있어서 부끄럽지만 글을 씁니다.

 

교사가 힘듭니까? 라는 질문이 많습니다.

여기에 대한 대답은 yes입니다. 정말 교사.....힘듭니다. 고생하는

선생님들을 보면 정말 안쓰러울 때가 많습니다...

~ 성당생활하면 돈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 하는 소리를 성당 안다니는

친구들에게 많이들 들었습니다.

가끔 내가 이일을 왜하고 있지? 하는 회의감이 물결처럼 밀려들 때도

있습니다. 에이~ 이거 때려친다고 누가 뭐라 그러는 것도 아닌데

~ 때려칠까??? 라는 생각도 수시로 듭니다만....하느님께서는 다 보고

계시겠지요....항상 저희와 함께 하시니까요...

 

그럼 교사의 본분을 다하고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은 No라고 대답해야겠지요...

정말 부끄럽습니다. 저희 교사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도 저희가 잘 못하고 있지요... 의무감과 사랑이 부족하다고 해야 하나요?

교사의 연령이 낮은 것도 원인의 하나입니다만.... 자기 책임의 소홀과

본분을 의식 못하는 것도 큽니다.

 

주연이의 글을 보고 우리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어떠한 시선으로

비춰지는가 하는 것을 일부분이나마 알수 있었습니다.

.... 변명이라고 하면 웃기는 말이지만 ....

교사들은 학생들을 사랑한답니다.... 단지 사랑의 표현방법이 서투를

뿐이예요...

여자친구를 사귈 때 처음부터 붙임성 있게 접근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누구나 시행착오를 겪고 아픔을 겪은 뒤에야 옳은 방법을 아는 것처럼 교사들도 마찬가지랍니다.

요즘 현실에 서로 사랑하고 이해해 주는 관계를 가질 수 있는 단체나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저희도 예수님처럼 사랑을 할 수는 없지만 닮아

가려고 노력한답니다.

또 사랑하려고 노력들을 많이들 하지만 인간인지라 한계가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때도 많습니다..

사회의 현실도 거기에 한몫 하더군요....또한 교회의 현실도...

누가 먼저 고치자고 말한다고 해서 고쳐지는 게 아니라 전체가 노력해야만

되는 부분입니다...

 

처음에 교사를 시작할 땐 다들 꿈이 많았습니다.

 

교사가 됐으니 학생들에게 이것두 해보고 저것도 해봐야지...

내가 주일학교 학생이었을 땐 이게 마음에 안들더라..한번 고쳐볼까?

내가 드디어 남을 가르쳐 보는구나..이젠 나도 어른이다!!

 

시간이 흘러가며 교리를 가르치기도 하고 어떤 행사의 기획과 프로그램 진행을 맡기도 합니다..

 

정말 스트레스 받는다.. 힘들어 죽갔구만 한 일 끝나면 또 한일 생기고..

진짜 첩첩산중이다. 나이 한살 더먹었다고 머리가 굳었나? 왜이리 새로운 생각이 안나지? 배우는 건 많은데 왜이리 잊어먹을까??

에이~~~ 나  돌!!!!

 

여름캠프를 준비하고 약 한달동안 고생을 합니다...

 

짱샘:  우쒸~ 왜 프로그램을 맡겼더니 왜 기획을 안해 오는 고야???

                    짱을 우습게 보낭???? 이거 한따까리 해야겠구만!!!!

                     짱선생님은 보통 경력교사가 맡습니다..나이많은 편인 남교사..

부짱샘:  뭐 짱이 다하니 내가 할 건 없군... ~세 노세 젊어서 노세~~~

                          그래도 할 껄 찾아야겠지??? 내가 맡은 프로그램도 있구..

pro 담당샘: 으악!!! 머리의 한계를 느낀닷!!! 왜 이리 창의적인 아뒤어가

                             안나오는 것이여??? 이거 나혼자 하니 안되겠군...

                              부담당샘이랑 의논해 봐야지....히히 물귀신 작전이닷~

pro부담당샘:  우쒸~ 지가 담당이면서 나보고 다 기획해 오랴~

                                 그래도 나이가 어리고 하니 해야쥐..힘있남???

                                  근데 이거 어케 하는 고얌???? 하나도 모르겠으니...

                                  예년 자료나 찾아볼까???

회계샘: 이번엔 프로그램당 00000씩밖에 안돌아가여... 알아서들 쓰세여..

                 모자라면 개인이 때려박으시구요... 간식으로만 영수증 끊어오지

        마세여~~~~

 

캠프가 끝나고 뒷풀이를 합니다..

 

!!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제일 큰거 끝냈더니 기분이 후련하네여..

에구...pro 망쳤어여...비와서리...잉잉

....내가 애들을 너무 굴렸나??? 괜차너.. 원래 캠프가면 굴리는 것이여...--;

왜 이리 가슴이 허~전하지?? 인제 낼부턴 뭐하고 사나??? 공부나 할까??

에이 모르겠다!!! 먹고 죽자!!!

 

!! 모두들 수고하셨구여... 뒷풀이의 끝기도로 다같이 교사의 기도를

서로 손을 잡고 바치시겠습니다..

"~ ~랑하느~은 주~님 날 도~와주 소오서~............

중략

천국~~~ 에서 별처~~럼 빛~~~~~게 하~~~~.........."

훌쩍훌쩍....엉엉....

캠프가 끝나면 굉장히 허전합니다... 공허감이 밀려들고 무기력증에

시달리지요... 그래서 뒷풀이때 우는 교사도 많답니다..

 

캠프 이후가 가장 교사에 회의감을 많이 느낄 때입니다...

이제 캠프도 치뤘는데 나도 어엿한 경력이닷!!! 하는 자만심도 많이 빠지구요...~ 그거 가지구??? 난 캠프만 4년째다!!! 이런 자만심도 있지요..

 

인제 큰 거 다 끝났으니 회합 가끔 빠져도 되겠지???

....교사회 나와도 재미가 없다... 사람들과도 안맞고...

 

하나 둘씩 점점 멀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러한 식으로 매 행사때마다 정도는 틀리지만 비슷한 감정을 느낍니다.

 

위의 이야기들은 표준적인 것은 아닙니다만... 대충 비슷은 하군여...

 

 

교사회도 일종의 사회입니다. 안에서 갈등도 있구요....

의견차이도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딸려서 구태의연한 프로그램을 할 때도

있지만 그것이 학생들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단지 저희의 역량이 딸려서 그런 것 뿐이지요...

 

위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비슷한 사이클로 매년 교사가 교체됩니다..

군대가는 교사... 학업때문에 또는 직장때문에..

아니면 교사회에 실망하거나 적응을 못하고 빠져나가기도 하죠...

그리고 매년 뜨거운 열망과 열정을 가진 신입교사들이 들어옵니다.

 

교리가 재미없어서 안나오는 학생들도 있었고 또한 교사가 교사답지 못하다고 하는 학생들과 어른들도 계셨습니다. 주일학교에 나오는 의의를 찾을수가 없다고, 교사의 역량이 미덥지 못하다고...

하지만 여기에 꺾인다면 저희는 무엇이 될까요???

저희는 현재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노력합니다... 저희가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신다면

저희가 슬프지여....TT;

우리는 희망이 있습니다.... 저희에게 가장 마음이 아픈 건

신부님,수녀님께 혼나는 것도 아니요,  사목회 어른들께 꾸중을 듣는 것도

아닙니다... 부모님께 혼나는 것도 아니구요...

우리가 존재하는 근본인 학생들에게 버림받는 것입니다..

 

........제가 너무 두서없이 썼군여...

제가 이글을 쓴 이유는 힘들다고 투정하는 게 아닙니다....

교사회의 실상을 아는 분이 별로 없어서 감히 이 글을 올립니다.

제가 어떤 어른의 질책이나 꾸지람에도 자극받는 일은 없었는데

주연이의 글에 자극을 받는군요....

주연이에게 화가 난 건 아닙니다...

단지 우리가 관심을 갖는 학생의 글이기에 제가 쩝.....변명을 한거예여..

 

사랑합니다...

위의 글을 보고 교사회로 들어올 마음을 굳히는 사람은

정말 보람찬 삶을 산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든여....^^

3들아!!!!!! 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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