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동성당 게시판

[기행문??]도보성지순례를 다녀와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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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현 [euihyun] 쪽지 캡슐

1999-08-13 ㅣ No.764

둘째날 아침 저희는 일어나 아침을 라면으로 간단히 때우고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오전까지의 목표는 수안보였습니다. 우리는 산장에서 내려와 차도 옆으로 해서 계속 걸었습니다. 다리가 아프고 기운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2-3kg이나 되는 배낭은 저희를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서로 격려해가며 더욱 힘을 냈습니다. 오전 12시쯤 되어서 수안보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다시  조금 쉰 후에 차를 타고 박달재 고개까지 갔습니다. 오늘의 고비는 바로 이 박달재 였습니다. 올라가는 것은 30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산은 경사가 무척이나 가파르고 도중에 쉴 수도 없어 정말 힘이 들었습니다. 겨우 올라와 조금을 쉬고는 바로 내리막으로 갔습니다. 내리막길은 정말 끝이 없었습니다. 가도 또가도 산너머 산이었습니다. 결국 2-3 시간을 내려온 끝에 베론 성지에 도착했습니다. 베론도 정말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그곳에는 최양업 신부님의 묘가 있었고, ’황사영 백서’의 황사영이 백서를 쓰던 굴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최양업 신부님의 묘에서 우리의 선배님으로서, 또한 조상님으로서 참베를 하고 절을 하고 순례예식을 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온 길을 신부님께서는 한 달에도 몇 번 1년에는  수 백번을 다니시면서 살아가셨구나 하는 생각에 나를 반성하게 되고 또한 더욱 힘을 내서 마지막 여정지까지 최선을 다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우리는 이제 이번 성지순례의 마지막 여정지인 용소막 성당을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거리는 10km가 넘는 거리였기 때문에 체력보다는 정신력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다짐했습니   다. 한 명의 낙오자 없이 모두 완주하기로! 역시 가는 길은 힘이 들었습니다. 1시간 이상 계속 걷다보니 다리에 감각이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과 차안의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고 격려해주고 또 화이팅을 외칠때 우리는 어디선가 모를 힘이 솟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약 2시간에 걸쳐 걸은 끝에 용소막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치고 피곤하고 하마터면 도중에 정신을 잃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희들의 마음속엔 항상 주님이 계셨기에 이번 순례가 무사히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용소막에선 저녁을 먹고 오랜만에 샤워도 하고 일찍 잠이 들었습니다. 바로 눕자마자 눈이 감긴 것 같습니다. 둘째날 저희가 걸은 길은 약20km정도 였습니다. 드디어 마지막날, 우리는 아침을 먹고 미사를 드리고 가족이 기다리는 서울을 향하여 달렸습니다. 2시쯤 되어 혜화동에 도착했고 거기서 우리는 마지막으로 성당에서 김대건 신부님께 기도를 드리고 만세 3창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생각해보면 힘든 점도 많았지만 이번 성지순례를 계기로 우리들 자신에게는 이번 경험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좋은 씨앗이 되고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 현재는 다리도 아프고 걷기도 불편하고 어깨도 뻐근하고 사지가 불편하지만 마음만은 날아갈 것같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앞으로도 우리 신수동을 위해 노력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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