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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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만 [1004mjm] 쪽지 캡슐

2001-03-13 ㅣ No.5502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홀로 대충 부엌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차가운 수돗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생각 없다,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의 모습..


돌아가신 외할머니 보고 싶으시다고...


외할머니 보고 싶으시다고,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알았던 나..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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