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보신부님의 자료실

37. 성령 강림과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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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1-04-08 ㅣ No.66

 

 

  교회의 주인은 누구인가(01/04/08)

 

 

  37. 성령 강림과 교회

 

 

  교회 내에 분란이 생길 때마다 그리고 교회사를 통해 교회의 어두운 면을 볼 때마다 자문하게 된다. '교회의 주인은 누구인가?'

 

  그리고 또 교회에 모인 신자들의 힘과 재물을 분배할 때마다 점검하게 된다. '교회의 본질은 무엇이며, 또 그러기에 교회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한불 수호조약으로 종교의 자유를 얻은 한국교회는 각 본당마다 고아원과 양노원 그리고 시약소(지금의 보건소)를 설립하였다. 그리고 재정 형편이 나은 곳에서는 학교와 병원을 설립해 운영하였다. 이는 그 시대의 사회가 교회에게 그러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였고, 교회는 그러한 형편을 보며 시대의 징표를 본 것이다.

 

  지금 교회는 그 때보다 재정적으로 더 풍요롭다. 그런데 지금 우리 본당에 어린이와 노인 그리고 환자를 비롯한 우리 동네의 어려운 이들이나 사회문제에 응답하기 위한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거나 전적으로 후원하고 있는가?

 

  혹시 예산의 10%를 찬조비(이웃 돕기)로 책정한 것에 자위하면서 할 바를 다했다고 여기고 있지는 않는가?

 

  사회의 필요와 아픔에 응답하지 않는 교회는 그리고 그러한 신앙은, 영성은 위선과 허위가 될 위험에 처해있다.

 

  예수님께서 부활 승천하신 지금 우리에게 주님과 주님의 아버지 하느님을 알도록 해 주시는 분은, 삼위일체의 제3위이신 성령이시다. 부활하신 주님의 영이신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주님을 온전히 뵈옵고, 더욱더 깊이 알게 해주셔서, 우리를 주님과 하나 되게 해주신다. 그래서 우리가 이 땅에서 주님의 사명을 실현할 수 있도록 이끌고 계시다.

 

  제자들은 주님께서 승천하신 후 유다인들에게 잡혀갈까,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라고 외쳐도 누가 믿어 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웅크리고 있었다.

 

  그런데 승천하신 지 10일 만에 성령이 내려오셔서, 그런 제자들을 변화시켜 용감히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하는 사도로 만드셨다.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들려 오더니 그들이 앉아 있던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그러자 혀 같은 것들이 나타나 불길처럼 갈라지며 각 사람 위에 내렸다. 그들의 마음은 성령으로 가득 차서 성령이 시키시는 대로 여러 가지 외국어로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사도 2, 2-4)

 

  사도들은 주님의 힘으로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했고, 주님께서는 사도들을 통해 교회 공동체를 건설하셨다.  성령에 힘입어 '제자들은 (진정한) 사도들이 되었고', '그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고', '세례를 받은 후', '함께 모여', '빵을 나누고', '하느님께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며', '서로 도와 주며', '이웃과 함께 삶을 나누는' 교회 공동체를 건설하게 되었다. 성서에 나오는, 초대 교회의 '빵 나눔'은 미사를 의미한다.

 

  주님께서 교회와 함께하시는 표징을 우리는 사도행전에서 본다. "사도들이 계속해서 놀라운 일과 기적을 많이 나타내 보이자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믿는 사람은 모두 함께 지내며 그들의 모든 것을 공동 소유로 내어놓고 재산과 물건을 팔아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한 마음이 되어 날마다 열심히 성전에 모였으며 집집마다 돌아가며 같이 빵을 나누고 순수한 마음으로 기쁘게 음식을 함께 먹으며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이것을 보고 모든 사람이 그들을 우러러보게 되었다. 주께서는 구원받을 사람을 날마다 늘려 주셔서 '신도(믿는 이)의 모임'이 커 갔다."(사도 2, 43-47)

 

  이렇게 성령께서는 교회 공동체를 건설하시고, 교회 공동체 안에 살아계시고, 교회 공동체와 함께하시면서, 교회 공동체를 이끌고 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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