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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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환 [joseph.k] 쪽지 캡슐

2000-06-13 ㅣ No.547

신부

 

서정주

 

 

신부는 초록 저고리와 다홍 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당기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고뒤도 안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 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40년인가 50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 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방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스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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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라는 것이 이렇게 큰것이라는 것을 느끼며...

오늘 또 다시 이 시를 읽으면서 오해라는 것이 우리의 삶에서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지를 다시금 깨닫습니다.

님들은 그대의 사랑에게 혹은 그대의 친구에게 이것를 가지고 계시지는 않는지 묻고 싶습니다 .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이 사랑하던 사람에게, 항상을 함께 하자고 하던 친구에게 혹은 부모님께 우리는 이름모를 오해를 가지고 있는것은 아닌지..오해라는 것은 언젠가 풀리기 마련이지만 지금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가 오해를 가졌던 그 사람들과 이 세상을 한참 돌아서 만나야 할것입니다.

지금 자신의 주위를 둘러보세요

그대가 저버렸던 사람이 그대를 기다리고 있을찌도 모릅니다

오늘 밤도 편한 밤 되시구요 항상 웃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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