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사랑하는 추기경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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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수 [yigs] 쪽지 캡슐

2000-02-22 ㅣ No.1232

찬미예수님!

 

모든 만물을 창조하시고 주관하시는 주님! 오늘도 제가 이렇게 잠시나마 주님을 생각하고 저를 다시 볼 수 있도록 해주심 감사드립니다. 저희 교회공동체가 항상 주님이 보시기에 참으로 사랑스럽고 아름다울 수 있도록 지켜주소서. 또한 당신의 대리자이신 우리 추기경님께도 영육간의 건강을 내리시고, 우리 교회가 더욱 발전될 수 있도록 당신의 사랑을 충만히 내려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사랑하는 추기경님!

멀리서 혹은 사진을 통해서 추기경님을 뵈었지만, 이렇게 컴퓨터를 통해서 추기경님께 인사드릴 수 있는 것이 참으로 이상하기도 하지만, 더 자주 친밀히 뵐 수도 있다는 기쁨도 느낍니다. 또한 추기경님께 이렇게나마 글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주님이 내리신 큰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추기경님의 인자하신 모습을 다시 한번 가슴에 품어 봅니다.

 

추기경님!

첫 편지이지만, 먼저 추기경님 젊으셨을 때의 한 사진 이야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름아니라 저희 집에는 추기경님이 젊으셨을 때(?)의 흑백사진 한 장이 교황님 사진 옆에 걸려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제가 광주 살레시오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을 때입니다) 쯤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기경님이 광주대교구를 방문하셨을 때의 사진입니다. 사진에는 젊으신 추기경님, 로마교황 대사님, 그리고 당시 교구장이셨던 현 대주교님(이탈리아 주교님이셨습니다)이 광주 남동성당(아니면 북동성당)에서 찍으신 사진입니다. 아마 현 대주교님의 영명축일날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저희 집에 그 사진이 보존되어 있는 연유는 마침 그 때 저희 아버님이 로마 그레고리안 나이트 기사 작위를 교황님께 수여받으시고, 추기경님 옆에서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영광을 갖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버님은 그 때부터 계속 집에 그 흑백사진을 걸어 놓고 계십니다. 저도 그 사진을 보면서 추기경님의 젊었을 때의 모습을 흐뭇한 마음으로 뵈옵곤 합니다. 그 때 추기경님은 정말 미남이셨고, 혈기왕성하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한국 교회가 이 정도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러한 추기경님의 그 때 그 모습의 결과가 아닌가도 생각합니다.

 

추기경님!

저에게는 중요한 과제가 하나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방금 말씀드렸듯이 저의 아버님이 기사작위를 받으셨는데, 당시 교황님이 주신 기사 훈장과 기사복은 집에 잘 보존되어 있으나, 기사의 상징인 칼이 교황청으로부터 도착하지 않은 것입니다(참고로 저의 아버님은 이상래, 방지거 입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오병문선생님-광주교구, 전 문교부장관-과 기사 작위를 수여받으셨습니다). 아버님께 사정을 여쭈어본 즉, 당시 박정희 정권이 ’한국내로의 불법무기 반입을 금지한다’는 조치 때문에 당시 교황청에서 보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박정희씨는 로마 교황이 하사하신 칼을 어처구니 없이 ’불법무기’로 간주했던 것이지요. 당시는 제가 어려서 어떻게 대처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이라도 다시 교황청으로부터의 반입이 가능한 것인지를 여러 곳에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후에도 기사 작위를 수여받으신 분들이 한국내에 여러 분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추기경님의 글을 정리하셨던 신치구 선생님도 약력을 보니 기사 작위를 받으셨더군요. 아버님은 기사복과 교황님께 받으셨던 부속성물 등을 다음에 광주 대건신학교에 기증하시겠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래서 저도 꼭 교황님이 하사하신 칼을 찾아서 완전한 상태로 기증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추기경님, 혹시 다음에라도 찾는 과정과 절차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추기경님께서 힘이 되어 주셨으면 합니다. 저에게는 아버님이 교황님으로부터 받으신 기사 작위가 그 무엇보다도 자랑이며, 한국 교회에서도 보존할만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생각을 어여삐 여기시고 바쁘시더라도 도움이 되어 주셨으면 합니다.

 

추기경님!

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가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로만 흘렀습니다. 죄송합니다. 너그러히 받아주십시요. 못다 드린 말씀은 기도를 통해 올리겠습니다. 오늘은 추기경님을 위해 로사리오기도 15단을 바치겠습니다.

 

추기경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늘 건강하십시요.

 

                                                  목동성당 이규수(베드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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