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re 8:논점을 흐리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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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아 [castle] 쪽지 캡슐

1999-04-23 ㅣ No.17

밑에서 바오로님두 밝혔다시피...이 게시판은 파업이 지향하는 바의 정당성을 논하기 위한 게시판은 아닌 듯 합니다....

 

저 역시두...노동자의 한사람이구...지금까지...시대조류에 휩싸여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진행되어온 상황들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불평없이..대중교통의 불편함두...기꺼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지금 말하고 있는 바는 "파업이 지향하는 정신"에 관한 것은 아닙니다.

파업의 방법론에 관한 문제지요.

 

이 나라 땅에 대부분이 노동자들이구...노동자들의 목소리에 더 솔깃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지금...여기서..명동성당의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에 대해 불평의 소리가 나오는 걸까요? 골수 보수 가톨릭 신자들만 굿뉴스에 들어오기 때문에? 거대자본가들의 논리에 동조하고 있기 때문에? 사제들의 사주를 받아서? 보수언론의 냄비보도에 홀려서? 동물들처럼 자기 영역을 사수하기 위해서?

 

만약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국민과 가톨릭 신자들에 대한 무시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못지않게 생각을 가지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사람들이 타당성 없는 주장들에 홀려서 마녀사냥을 하듯이 명동성당의 파업자들을 비난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말씀하신대로..명동성당은 지난 날 어두웠던 우리 과거에 한줄기 빛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지난 6월 항쟁 때 시위대 제일 앞에서 기도하시던 수녀님들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때 빵을 가져다 주며 격려했던 명동의 신자들에 대해서두요....

그때는 눈에 보이는 불법권력에 대한 도전이었기 때문에 명동의 사람들이 데모대를 지지했고..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은 권력이기 때문에 차갑게 돌아서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노동자의 권리를 찾자는 주장들이 이젠 시대착오적으로 들려서? 가톨릭 신자들이 모두 배가 불러서? 아닌 거 아시죠? 그렇다면, 뭔가 시위대에도 잘못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할 때가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명동은 우리 모두가 만들어 온 우리 마음 속의 성지입니다. 그리고 저도 성사만큼이나 우리 모두의 생존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약하고, 소외받아서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명동성당에 들어오면...비록 교회의 성사가 방해받는 한이 있어도...보호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지금 명동성당에 계신 분들, 정말 갈데가 없고 교회의 절실한 보호가 필요해서 거기 계신 건가요? 혹시 많은 사람들이 피흘려 만들어 놓은 명동성당의 "성지"라는 이미지에 적당히 편승하기 위해 거기 계신 것은 아닌가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것은 파업의 정당성이나, 지향하고 있는 정신에 대한 비난은 아닙니다. 단지...지금 명동성당에서 일어나고 있는 파업의 모습들이 왜 비난받고 있는지에 대한 애정어린...고찰이었습니다.

 

파업참가자든 아니든 우리는 모두 함께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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