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어떤 것이 아름다운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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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광 [paschal] 쪽지 캡슐

2000-08-09 ㅣ No.1799

사람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일까?하는 의문을 간혹 가져 봅니다. 여러 가지 모습이 떠오릅니다. 서로 사랑하면서, 서로 이해하고 믿어 주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참 정겹고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이 좋은 모습들을 한꺼번에 표현할 수 있는 좋은 단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도움'이라는 단어입니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필요할 때 도울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지 않으면 그것은 참사랑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해한다고, 믿는다고 말은 하지만 도움의 마음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그것은 깊은 이해와 적극적인 신뢰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지혜, 성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모든 것들 속에 도움이 물들어 있지 않다면 그것은 거짓이거나 힘이 없거나 아니면 그것이 짐이 되어 차라리 괴로울지도 모릅니다.

돕는다는 것이야말로 마음을 내보이는 가장 아름답고 지혜로운 행동입니다. 넘어졌을 때 손을 내밀어 일어나는 것을 도와주고, 상처받았을 때 감싸고 치료해 주고, 어쩔 줄 몰라 당황할 때 곁에 다가가 힘이 되어 주고........

 

하느님은 우리를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도록 창조하신 것 같습니다. 같이 어울리고 서로 나누며 살아갈 때 내게 기쁨이 있고 보람과 긍지가 싹트게 되는데 이것이야말로 우리들의 본래 모습인 것 같습니다. 이 '함께 함의 기쁨'은 지극히 평범한 것으로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이것은 아무나 알지 못하는 '큰 비밀' 입니다. 이 비밀을 모르는 이들은 도움의 가치를 모르고 나눔의 기쁨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스스로 선을 긋고, 담을 쌓고, 편을 가르면서 긴장하고 불안하게 살아갑니다.

우리가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여유 있게, 편하고 따뜻하게 살아가고 싶다면 우리는 남에게 줄 무엇인가를 마음에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어느 땐 물질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나 도움의 대부분은 물질이 아닌 마음과 그것의 표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진정으로 그를 사랑하고 이해하면 도움을 자연스럽게 따라 나섭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 한 가지 더있습니다. 다른 이에게 주기 전에 먼저 그것을 내가 먼저 소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소유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나누어 줄 수 있겠습니까?

물질도 그렇고 사랑도 친절도 감사와 기쁨도 모두 내가 먼저 소유함으로 나누어 줄 수 있는 것들입니다.

내가 먼저 사랑을 가져야만 남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먼저 기쁨을 지녀야 남을 기쁘게 할 수 있습니다. 내 마음에 평화가 솟아나야 남에게 평화를 말할 수 있습니다. 내게 없는 것으로 남을 채우려 하면 그것은 너무나 힘이 들고 오래가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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