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성당 게시판
비가 와도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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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bkkim]
2000-08-25 ㅣ
No.
433
비가 와도 좋은 날 옛 사람을 기다리는 동안은 창 밖에 비가 와도 좋다. 밤은 넝마처럼 시름시름 앓다 흩어져 가고, 자욱한 안개 님의 입김으로 조용히 걷히우면 하늘엔 비가 와도 좋다. 세상은 참 아프고 가파르지만 갈매기도 노래하며 물을 나는데, 옛 사람이 그리울 때만은 창 밖에 주룩주룩 비가 와도 좋다. 속옷이 다 젖도록 비가 와도 좋다. 詩. 채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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