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울성당 게시판

서른번째 방~~ <시 일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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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현 [kaka0305] 쪽지 캡슐

1999-12-05 ㅣ No.547

시라하기는 좀 뭐한 글이긴한데,,

암튼 좋아여~~

읽으시는라 수고하셨어여~~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분을 그 상대방에게나

아직 없으신 분들은 나중에 생기면 적어주시면 어떨까~~ 싶네요..

 

 

 사랑에 관하여

 

 

어느,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그런 숲속에

동화속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무지개가 지붕위의 굴둑에서 나가고

모든것이 생명력으로 신비로움으로 더해주고 있는 그런 집이었습니다.

 

그 집, 2층 다락방에는 2개의 양초가 있었습니다.

그 양초들은 서로 사랑하고 있었고

서로를 위해서 서로의 모습을 밝혀주기 위해서

항상 자신을 불태우며 정열적인 사랑을 했었답니다.

 

밤이면 밤마다 서로를 위해 불태우는 불빛으로 인하여

그 방안에 있는 모든 것들은

그 양초들 사이에서 따뜻한 사랑을 느꼈답니다.

 

그렇게 정열적인 사랑을 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밤, 그 양초들 중에 하나가

자신의 몸을 태워 비춰주는 그 양초가

이젠 너무나도 많이 타버리고

뭉그러져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이젠 아무런 화려함이 없는 그런 보잘것없는 그런 양초를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미련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 양초는

그를 사랑해주던 양초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리고, 무작정 떠났습니다.

더 화려한 불빛이 있는 곳으로...

 

2층 다락방에 홀로 남은 양초는

갑자기 떠나버린 양초를 기다리며

밤이면 밤마다 불을 피우며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하루, 이틀이 가고 점점 시간이 지나갔지만

떠나간 양초는 더이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밤에는 어두울까봐 길을 비춰주기 위해 태우는 자신의 몸이

조금씩 조금씩 없어진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약간의 심지만을 남긴 후 였습니다.

이젠 서서히 죽음이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약간의 심지만이 남았을 뿐입니다.

세상사람들은 이것을 죽음이라고 할까요?

 

동화속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숲속에 밤이 내리고

굴뚝에선 모닥불 연기만을 내뿜고

하나 둘씩 하늘의 별들이 불을 밝히기 시작하였을때

떠나갔던 양초는 다시 그 다락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던

그 양초를 위해 불태우던 자신도

같이 타버리고 뭉그러져 버렸다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양초를 사랑해주는 그어떤 것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락방으로 돌아왔을 때

자신을 위해 빛을 밝혀주던 양초는

더이상 불을 밝힐 수 없었답니다.

이젠 재가 되어버린거 같은 심지만이 그를 반기고 있었답니다.

 

돌아온 양초는 불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뭉그러져 버린 그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답니다.

흔들리는 그의 불빛을 보고 있는 주위의 모든 것들이

지금껏 보지못한 슬픔을 보았답니다.

양초의 눈물은 흐르고 흘러서

이젠 재가 되어버린 양초를 안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이젠 움직일 수조차 없었던 그 양초는 다시 불을 밝혔습니다.

양초의 눈물을 받은 그 심지는 또다시 불을 밝힐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주 희미한 불빛

이세상 그 어떤 불빛보다도

숲속의 반딧불보다도 희미한 불빛이었지만

분명히 불빛을 밝히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그 불빛은 그 어느때보다 따뜻하게

울고 있는 그 양초를 비춰주고 있었답니다.

 

이젠 그 다락방에는 슬픔이나 외로움의 불빛은 없었답니다.

예전과 같이 환한 불빛으로

다른 것들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었답니다.

그 방안에 있는 모든 것들은

이젠 하나가 된 양초를 그 어느때보다도 사랑해주고 있었으니까요...

 

 

 

사랑이란

어쩜...

서로를 위해 희생해 버린 다음에 찾아오는거라고 생각됩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많이 생각해 볼 기회도 있었구요.... . .  .

 

최소한 성당에서 항상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또,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이 행복하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없었다면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없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항상 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사랑스럽고

정말 고맙게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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