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묵상시]하늘 나라엔 가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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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희 [smufs] 쪽지 캡슐

1999-06-02 ㅣ No.1175

함께 나누고 싶은 시가 있어서 올립니다. 과연 우리가 바라는 하늘나라는 어떤 모습일까요? 삶이 무미건조하고 힘들수록 우리의 하늘나라는 더욱 멀게만 느껴집니다.

 

 

하늘 나라엔 가고 싶은데

 

 

 

                                                  김형영

 

 

 

날은 어둡고,

새 길이 있다는

새 생명이 있다는

그 길은 어디 있는가.

묻고 또 물어도

듣고 또 들어도

무슨 말인지

통 알아들을 수 없는,

새로 나야 갈 수 있다는

그 길은 어디 있는가.

 

권력에 눈이 멀고

돈에 눈이 멀고

명예에 눈이 멀고

세상만사에 눈이 멀어

대낮의 햇볕에 취해 나자빠진

늙은 뱀의 벌건 눈구멍처럼

나조차 볼 수 없는,

 

새로 나야 한다는

주님의 말씀을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내 영혼은

마침내 불구가 되었구나

이 세상일에 취해 나자빠져

하늘의 동앗줄이나

기다리는 불구가 되었구나.

 

 

작가소개: 김형영(1944- ). 전북 부안 출생. 1966년 <문학춘추>로 등단. 시집으로 <침묵의 무늬>가 있다.

 

 

P.S.   시인 김형영님은 제가 전에 만나뵙 적이 있는 분입니다. 예전에는 월간 샘터에서 오랫동안 일하신 적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매주 보는 서울주보의 간장종지의 글을 게재해주시는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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