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진실로 큰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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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석 [haein] 쪽지 캡슐

2001-02-15 ㅣ No.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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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겉보기에 크고 무거운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작은 것은 아무렇지 않게 여깁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이런 작은 것쯤이야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기 일쑤입니다.  

 

 

사소하게 보이는 것을 무시하면 대범한 사람이라고 칭찬하고,

작은 것을 중요하게 취급하면 그릇이 작다느니 좀스럽 다느니

폄하하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대충대충

일을 처리하는 풍토도 알고 보면 작은 것을 우습게 아는 태도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큰 것에만 눈길을 줄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도

예민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성인이 되느냐 범부가 되느냐,

복 받은 삶을 사느냐 박복한 삶을 사느냐의 길림길도 그 시작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미세합니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다고 합니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모든 생명체의 본능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나는 왜 이리도 운도 없고 복도 없는가 하고 한탄하고

죽지 못해 산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실상은 말로만 행복하고 싶다고 할 뿐

실제로 행복하려고는 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공짜로 행복을 얻으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공덕도 쌓지 않으면서 복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를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과의 법칙은 한치도 어긋나지 않습니다.

저절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일이 잘 되는 것도,

일이 잘 되지 않는 것도 다 그럴 만한 까닭이 있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했는데도 일이 풀리지 않는다고

항변할는지도 모릅니다.

 

 

아닌게 아니라 우리 주변을 보면 매우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도

곤궁한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고 있었는가, 나는 마음을 제대로 썼는가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보기에 별 하잘 것 없는 것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록 사소한 것이라도 마음을 바르게 쓰지 않았는지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반드시 무심코 자신이 저지른 사소한 잘못이 있을 것입니다.

 

 

눈 한 조각 한 조각은 비록 가볍고 힘이 없지만

축적되고 집중되면 힘이 배가 되듯이 아주 사소한 것도

쌓이고 쌓이면 중요하고 큰 것이 됩니다.  튼튼하게 쌓은 제방도

벌레 한 마리가 기어들어갈 정도의 작은 구멍 때문에 무너집니다.

하늘을 찌르는 빌딩도 마지막 한 소쿠리의 흙이 없으면

이루어 지지 않습니다.

 

 

작은 것이 크다는 것을 깨닫는 데서 행복은 시작됩니다.

진실로 큰 것은 아주 작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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