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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상이에게... 성탄절이야기 여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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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수 [piazzang] 쪽지 캡슐

1999-12-07 ㅣ No.575

이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네여.

글이 넘 길다해서 일부러 나누어 올리는데...

어떤 팬은 궁금해 죽겠다구 한번에 올리라는 군여..

할수없이 나눈 글을 하루에 다 올리께여.

며칠로 나누어 보시든 하루에 다 읽든 식성대로 하세여.

 

 

네 번째 동방 박사 - 2

 

  마크는 박사들이 자기가 없어도 아기왕이 있는 곳으로 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 그렇지만 자기가 아기왕에게 바칠 귀한 선물들을 훔쳐 갔다고 박사들이 생각하지 않기를 바랐어. 어쨌든 나중에 박사들에게 자초 지종을 다 설명할 생각이었지. 지금 당장은 도둑맞은 그 선물들을 빨리 되찾지 않으면 안 되니까 말이야.

  마크는 두 명의 도둑이 걸어서 갔기 때문에 그다지 멀리 가지는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단다. 곧 그는 모래에 난 낯선 낙타 발자국을 발견했지. 도둑들은 모래 언덕 뒤에다 자신들이 타고온 낙타를 숨겨 두었다가, 보물을 훔친 뒤 타고 달아난 것이 분명했어.

  마크는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되찾기 위해서는 박사들에게서 배운 모든 지혜를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했지. 보물들을 찾아서 아기왕에게 드리지 못하면 박사들은 다시 만날 낯이 없다고 생각한 거야.

  마크는 험프리 등에서 내려와서 낙타 발자국을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단다. 발자국들의 깊이와 간격에서 그는 도둑들의 속도와 방향을 가늠할 수 있었어. 박사들한테서 배운 지식으로 별자리를 살펴보니, 도둑들은 베들레헴과는 정반대 쪽으로 달아나고 있었지. 마크는 험프리를 빨리 달리게만 하면, 도둑들로부터 보물을 되찾아서 베들레헴까지 제시간에 당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마크는 험프리를 부지런히 달리게 했단다. 혹시나 발자국 소리나 냄새가 도둑들에게 미칠까 봐 바람 방향에도 신경을 쓰면서 말야. 몇 시간을 달렸을까, 마크는 마침내 도둑들이 모닥불을 피워 놓고 앉아 있는 모습을 멀리서 발견할 수가 있었지.

 

  그렇지만 도둑들이 보물들을 어디에다 감춰 두었는지 어떻게 알아내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그 보물들을 도로 찾아오지? 박사님들이라면 이런 경우 어떤 조언을 해주셨을까? 그때 마크의 머릿속에 멋진 아이디어가 떠올랐단다. 박사님들도 들으면 찬성할 기막힌 방법이었지.

  우선 마크는 험프리와 함께 모래 위를 살금살금 기어서 도둑들에게 최대한 가까이 다가갔단다. 그리고는 도둑들의 낙타들 눈에 띄지 않게 험프리를 바닥에 납작 엎드리게 한 다음, 박사들에게 배운 산수를 이용하여 도둑들이 피워 놓은 모닥불까지의 거리를 측정했지. 돌을 얼마만큼 세게 던지면 모닥불 한가운데에 떨어질 것인지를 가늠하기 위해서야.

  마크가 거리를 잘 가늠하면서 돌을 힘껏 집어던지자, 돌은 모닥불의 한가운데에 정확히 떨어졌어. 불똥이 사방으로 튀었지. 물론 도둑들의 짐 위로도 불똥이 떨어져서 불이 붙기 시작했단다. 깜짝 놀란 도둑들이 보물이 든 보따리 위에 떨어진 불똥부터 먼저 끄려고 허둥댔지. 마크는 그 보따리를 눈여겨보았어.

  <좋았어. 보물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았으니까, 이젠 어떻게 되찾아오느냐 하는 문제만 남았군!>

  마크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어.

  험프리는 <불가능해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마크를 바라보았단다. 그렇지만 마크는 이미 멋진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었지. 다른 아이들처럼 말이야, 마크도 아무소리도내지 않고 들키지도 않고 꼭꼭 숨을 수 있었단다.

  마크는 험프리를 나무에 매어 두고 도둑들의 모닥불 가까이로 소리 없이 살금살금 기어갔단다. 덤불의 그늘 아래로 지나가서 바위 뒤에 몸을 숨기고는 도둑들을 살펴보았지. 도둑들은 모닥불 위에 수프를 끓이면서 보물들을 어디에다 팔아서 돈을 만들 것인가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지.

  마크는 주머니 속께서 수면제 한 알을 꺼내 들었지. 그리고는 바닥에서 돌을 하나 집어  들고 도둑들이 있는 반대편 덤불 속으로 힘껏 던졌단다.

  도둑들은 깜짝 놀랐지. 그들은 칼을 뽑아 들고 돌이 떨어진 캄캄한 덤불 속으로 달려갔단다. 마크는 <이때다> 하고 모닥불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서 끓고 있는 수프 속에다 수면제를 넣었지. 그리고는 재빨리 바위 뒤로 돌아와서 숨을 죽이고 기다렸어.

  덤불 속에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도둑들은 투덜거리면서 모닥불로 돌아와서는 칼을 던져 놓고 수프를 먹기 시작했단다. 마크는 그들이 잠들 때까지 몇 시간이고 기다렸지. 한참 후에 바위 뒤에서 내다보니 두 도둑은 모래 위에 사지를 활짝 펴고 잠들어 있었단다.

  마크는 천천히 일어나서 모닥불 가까이로 조용히 걸어갔지. 도둑들이 깊은 잠이 들었는지 확인을 해보았어. 수면제가 효과가 있었는지, 도둑들은 마크가 발로 툭툭 차도 모를 정도로  깊이 잠들어 있었단다. 그대로 두면 이틀 정도는 깨어나지 않을것 같았어.

  마크는 도둑들의 보따리를 뒤져서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찾아냈단다. 그리고 일을 확실하게 매듭 짓기 위해서 밧줄로 도둑들의 손과 발을 꽁꽁 묶고 모닥불도 꺼버렸지. 혹시 도둑들이 깨어나서 뒤쫓아오면 큰일이니까 말이야. 마크는 보물들을 가지고 급히 험프리에게로 돌아왔단다.

  <빨리 가자, 험프리 !>

  비록 마크는. 말할 수 없었지만 속으로 그렇게 외치며 팔을 휘저었단다. 험프리는 미심쩍은 표정으로 마크를 바라보다가, 마크가 보물을 되찾았다는 사실을 알았지. 마크가 등에 올라타자, 험프리는 덤불에서 뛰어나와 베들레헴을 향하여 달리기 시작했어. 방향을 가늠하기는 쉬웠단다. 왜냐하면 커다란 별이 앞에서 그들을 인도해 주었거든.

  밤새 쉬지 않고 달린 덕분에, 새벽녘에 마크는 마침내 지평선에 베들레헴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었어. 별빛도 차츰 희미해지고 몸도 지칠 대로 지쳤지만, 마크는 아기왕이

태어난 장소를 찾기 위해서 계속 길을 재촉하지 않을 수 없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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