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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maat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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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sso-long] 쪽지 캡슐

2000-07-21 ㅣ No.3071

Ommaateum

 

유진은 술을 끊었고 소영은 잠적했다.

명준은 카페 다뉴브의 구수한 맛의 비밀을 캐냈고

이군은 서랍 속에 수면제를 모았다.

대학 영문과 조교로 일하는 미스 윤은

풀브라이트 재단에 장학금을 신청했고

석진은 코르덴 바지 뒷주머니에 문고본"회사집"을

넣고 단녔다. 이 모든 일의 배면엔

마르셀 마르소 가면이 숨어 있었다.

 

오마테움(ommaateum)은 먼저 피사체를

분열시켰고 재통합의 순간에 파멸했다.

석양은 문예 창작과 교수 같은 얼굴로

밤이 걷는 길에 대해 설명할 것을 요청했고,

그녀의 제자인 까마귀는 눈 하늘 저편으로

날아올랐다.  그럿은 마치 암호문처럼 보였고,

그날, 밤이 정말 걸어오는 길 전봇대 옆에

마르셀 마르소 같은 사내도 암호처럼 서 있었다.

 

<시는 어째서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할까>

나는 두려움에 떨면서 끝없는 교성의 거미줄로

분열했고, 돈오도 에피파니도,

역시 재통합을 가져오지는 못했다.  거울 안에서

그날, 거미가 피에로 분장을 하는

사내의 피를 다시 빨고 있었다.

 

내가 해체를 못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오빠 이해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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