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성당 게시판

잉~ 오늘은 흐리잖아~~

인쇄

김희숙 [anacool] 쪽지 캡슐

2000-09-06 ㅣ No.451

태풍이 지나간 후 몇일 동안 우리의 맘을 설레게 하던 파아란 하늘이

오늘은 그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아침에는 조금씩 비까지 뿌리더군요.

 

날씨에 따라서 기분이 어찌나 잘 변하는지...

잔뜩 흐린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괜히 센치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습니다.

 

점심 때는 건물 밖 벤치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지요.

얼마 전까지만해도 강렬한 햇살과 열기 때문에 나갈 엄두도 내지 못했던 곳이었는데 말이죠.

 

살갗을 감싸 도는 바람의 차가움이 상쾌하게 느껴졌습니다.

시원한 바람 탓에 따뜻한 커피는 더욱 향기롭게 더욱 맛좋게 느껴졌음은 물론이구요.

 

친구와 이야기를 하던 도중 많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위로의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내 능력 밖에 일이었습니다.

 

말끝에 한마디 했지요.

"너도 종교를 가지면 참 좋을텐데...많은 위로가 될텐데..."

그 친구의 답은 너무도 냉랭하더군요.

요즘엔 신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구요.

그 말에 가슴이 턱! 하니 막히는 것 같았습니다.

그게 아닌데...뭐라 말을 해주어야 하는데...생각만 들뿐 뭐라 할말이 없더군요.-_-;

 

제가 좋아하는 성가가 있습니다.

가사가 정확하지 않지만...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마음이 슬퍼서 기도할 수 없고

눈물이 빗물처럼 흘러 내릴때

주님은 우리 연약함을 아시고

사랑으로 인도하시네

누군가 널 위하여

누군가 기도하네

(이하 생략...실은 기억안남^^)"

 

내가 힘들어 쓰러지고 싶을 때...너무 힘들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누군가 날 위해서 기도해 준다는 그 부분이 저에겐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힘들 때마다 이 노래를 읊조리곤 하죠.

 

제 친구에게 차마 말은 못했지만

기도 중에 친구의 얼굴을 떠올리며 주님께 청하고 싶습니다.

지금의 어려움을 잘 이겨 낼 수 있는 힘을 주십사...

언젠가는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당신의 자녀가 될 수 있기를...

 

열분들도 혹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이제는 더이상 버틸 힘이 없다고 생각하고 계시다면

주님께서 항상 눈길을 떼지 않으시고 도와주고 계시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누군가 당신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음도 기억하세요.

 

괜히 날씨에 빠져 주절주절...말이 늘어졌습니다.

이제 비는 그쳤지만...비오는 수요일...

사랑하는 사람에게 한송이 장미를 선물하심은 어떨까요?

 

@->-->----

당신께 바칩니다.

 

 

 



38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