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 전신자 피정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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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애 [ridda] 쪽지 캡슐

2001-03-01 ㅣ No.5381

 

 

 

시작의 달인 3월이 왔습니다. 시작은 설레임입니다.

설레임은 성급함을 부르기도 합니다. 시작에는 때로 느림이 필요할 것 같아요.

잠깐 그 자리에 멈추어서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고

함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과 같이

느림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

사랑, 해 보셨습니까?

저는 오랫동안 사랑에 빠져 있습니다.

제가 그녀를 알게 된 지는 올해로 어언 23여년이 됩니다.

 

그녀는…유부녀입니다.

처음 보았을 때만 해도 소녀 같았던 그녀는 어느새  장성한 아이들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제 사랑은 식지 않고 그대로입니다.

 

길을 가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그녀 생각을 하면  아련해지고 그저 생각만으로도 제 삶의 존재 이유가 아주 또렷해지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저는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성경에 ’네 마음 가는 곳에 보물이 있다’는 말씀은 그녀를 생각하면 금방 이해가 갑니다.

마음이 가는 길은 아무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 사랑은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습니다.

 

그녀에겐 너무 훌쩍 자라 버린 멋있고 잘 생긴 아들이 둘이나 있습니다.

아빠와 엄마를 많이 닮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눈치 채신대로 저의 아내와 아들들의 이야기입니다.

 

사랑에 세월이 더해지면 잔잔한 호수가 됩니다. 분주하고 때로 소란한 하루를 살면서

잔잔한 가슴으로 은근히 중심을 잡아보는 건,  주님께로 돌아가기 전 지상에서 허락된

나의 가족이 든든히 저를 지탱해주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그들은 사랑으로 저를 웃으며 바라봅니다.

그들은 저의 사랑을 가장 크다고 여겨줍니다.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요.

 

한때 아주 우주적이고 큰 사랑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사랑은 크기가 아니고 관계였습니다.

 

그래서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과의 사랑을요…

 

공연히 성경 말씀도 묵상을 하고 싶네요.

나이가 들어가는 걸까요?

 

아니면 오늘, 우리 본당 전신자 피정에 마지못해 참석했다가

(처음에는 거의 강제로 끌려갔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속 깊은, 저 깊고 깊은 곳으로부터 흘러나오는,

한줄기 그무엇 때문이었을까요????????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고전 13:13)

 

 

                              리따 남편 조병록 베드로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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