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_-; 휴...

인쇄

이동석 [haein] 쪽지 캡슐

2001-03-15 ㅣ No.5522

고통의 절벽 뒤에는...(펀글)

 

 

 

 

인간의 삶 안에는 언제나 두 가지의 상반된 것들이 맞붙어 있습니다.

많은 것들을 나열할 수 있겠지만, 그 두 가지의 상반된 것들을 한 가지로

말해 본다면 고통과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고통과 행복 중에 어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할 때 고통을

선택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고통은 할 수만 있다면

누구나 피하고 싶은 것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누구나 피하고 싶은

이 고통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고통은 인간의 삶 안에서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고통은 인간의 삶 속에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다가오지만,

우리가 생각 할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은 죽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죽음이 가장 큰 고통으로 다가오는 것은 죽음이 가져다주는 극도의 두려움 때문입니다. 인간이라면 그 죽음의 두려움 앞에서 떨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들은 그 두려운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인 분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바로 순교 성인들입니다. 도대체 그 분들은 어떻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을까 하고 반문해 보기도 합니다만, 순교 성인들 역시 인간이셨기에 분명히 죽음 앞에서

두려움이라는 고통을 겪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죽음 앞에서

피땀이 흐르는 고통에 몸부림치셨던 것을 우리는 복음을 통해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통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어떻게 고통을 이겨낼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그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방법이 바로 희망을 갖는 것입니다. 고통스럽더라도 살아갈 수 있는 건 희망이 주는 힘 때문입니다.

그래서 희망이 없는 인간의 삶이란 생각할 수 없는 것입니다. 순교 성인들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그 고통을 이겨낸 것도 바로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희망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사순시기 동안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할 때는 언제나 그 분의 부활이라는

희망도 함께 생각하게 됩니다. 그것은 부활이 없었다면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도 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고통을 이겨낼 희망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삶 안에서 피할 수 없는 고통이라는 절벽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 때 우리에게 정말로 두려운 것은 고통 그 자체가 아니라, 고통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마는 절망과 좌절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우리도 언젠가는 부활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신앙의 본질은 희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인들에게 절망과 좌절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고통의 절벽 뒤에는 희망의 바다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고통을

허락하셨지만 그 고통을 이겨낼 희망도 함께 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 희망으로 고통을 이겨낼 때 우리 그리스도인들 모두 희망의 바다에 배를 띄울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시댁에 다녀왔습니다. 어머니가 많이 아프셨습니다. 그런데도 제게 연락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알량한 며느리가 너무 바빠서 바쁜사람 부르기가 미안해서...

식사도 하지 못하실 정도로 많이 아프시고도 저희들에게 짐이 되기 싫으셔서

당신을 지탱해 나가시는 어머니...

그분을 보면서 저는 그분의 깊은 마음을 어느때는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표현을 하지 않으시고 참으시는 그모습을 보면서 늘 생각합니다.

나는 저분보다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 깊을까???

아니 못 그럴거라고 강한 고개짓을 하게 됩니다. 우리 어머니의 마음 1/3도

따라가질 못합니다. 이분의 이런 모습은 우리의 신앙인들의 모습모다도 더 겸허하고

숭고해 보이기 까지 합니다. 단지 주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지 못함이 아쉬울 뿐..

주님, 당신은 어찌하여 이렇게 고통을 당하지 않아도 될 착한 사람들에게까지도

고통을 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분의 고통이 그만하면 되련마는...

언제까지 늘 아품에 시달려야 하는지...

비록 그분이 당신을 모르고 살고 있지만 만약 당신이 착한 사람을 사랑하신다면

그분에게 기적을 베풀어 주셔서 아품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

이 아품이 마지막이기를 간절히 빌어 봅니다. 이제 남은 여생 예쁜 손녀 손주들과

웃으며 즐겁게 보낼 수 있기를 주님 도와 주십시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그분이 빨리 일어나 완쾌되시길 주님, 당신께 청하는

길 밖에는 아무런 힘도 없습니다.

저희 어머니의 항해는 너무나 멀었습니다. 이제 항해를 마쳐도 되지 않을까요.

이제 고통의 항해를 멎고 편안한 쉼터에서 쉴 수 있기를....



104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