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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9년간 교황모신 지위즈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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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goodnews] 쪽지 캡슐

2005-04-09 ㅣ No.133

“교황께서 하느님의 집으로 가셨으니 저는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같은 폴란드 출신으로, 교황의 선종 순간까지 약 40년을 함께한 스타니슬라프 지위즈(65·사진) 대주교가 8일 바티칸시티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의 유품을 정리한 뒤 고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교황이 폴란드 크라쿠프 대주교를 지내던 1966년부터 개인비서를 맡아 선종할 때까지 39년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모셔왔다.

 

특히 교황이 즉위한 78년 이후 교황의 신뢰를 한몸에 받으며 ‘추기경급 비서’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톨릭교 내에서 행사해 왔다. 일부 추기경은 지위즈 대주교 힘이 너무 크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으나, 7일 공개된 교황의 유언장에 언급된 2명에 꼽혔을 정도로 그에 대한 신뢰는 각별했다.

 

교황이 2년 전에 임명한 ‘비밀 추기경’으로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는 그는 장례미사가 끝난 뒤 교황의 유품을 말끔히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그는 “지난 2일 교황이 선종한 이후 유품과 각종 서류 정리를 시작했다”며 “유품 중 생전에 애용하던 검은 스키복과 수영복, 등산화 등은 고국의 크라쿠프와 바도비체 박물관에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이 생전 129개 국가를 방문하실 때 줄곧 수행했다”며 교황을 모셨던 지난 세월을 희미한 미소와 함께 추억했다.

 

그는 또 “교황이 선종하기 전 ‘나는 행복합니다. 그대들도 행복하십시오. 울지 말고 함께 기쁘게 기도합시다’라는 말을 자신에게 구술했다”며 “교황의 말씀을 늘 마음 속에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가톨릭교 내에서는 이탈리아의 남부 칼라브리아 지방의 성 레오나르도 교구의 책임자 직책에 있었을 뿐이었으나 고국으로 돌아가면 크라쿠프에서 교구행정 책임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 생존시 막강한 힘을 발휘한 그였지만 교황이 세상을 떠난 이후 세간의 이목으로부터 조용히 사라지겠다는 그의 뒷모습이 그저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바티칸시티=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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